▲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한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
[투데이코리아=임요산 칼럼]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해 “앞으로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담화문 표현, 이게 뭔가

너무 약하다. 청와대 참모들은 간결하고 진솔한 메시지가 국민의 이해를 얻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단다. 담화문 읽는데 7분 걸렸으니 간결하다고 할 수는 있겠다.

그러면 진솔은? 우선 '앞으로'라니? 그렇다면 이번은 보복 없이 그냥 넘어가겠다는 것인가? 그리고 '응분'이라니? 응분이란 말은 분수나 정도에 맞는다는 뜻이다. 북이 100발을 쏘면 우리도 100발을 쏘아 주겠다는 뜻밖에 더 되는가.

하기는 이번 연평도 무차별 포공격 때 북한군이 170발을 쐈는데 우리는 80발 밖에 돌려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응분의 대가라는 게 고작 우리도 170발을 쏴주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인가?

북한이라면 '천 배, 만 배로 보복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서울 불바다'가 입버릇이 된 저들에게 '응분의 대가'로는 씨도 먹히지 않는다.

연평도 사태 도발 아니라 공격이다

'도발'은 또 뭔가? 사전 풀이로는 집적거려서 일을 일으키는 게 도발이다. 연평도 포격은 도발이 아니라 공격이다. 우리 군이 응사하고 북한이 또 응사했으니 전투다. 작은 전쟁이다. 연평도 사건을 도발로 보느냐, 공격으로 보느냐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인식의 수준이 대응의 수준을 결정한다.

고작 이 정도의 담화문을 만드는데 6일이나 걸렸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천안함 때는 가라앉은 배를 끌어올리고 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한다고 해서 사건 발생 두 달이 돼서야 대통령 담화문이 나왔다.

그러나 연평도 공격은 불을 보듯 환한 일 아닌가. 북한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떠들지 않았던가.

천안함과 연평도 두 개의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은 청와대 참모진의 대통령 보좌기능에 중대한 결함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천안함 때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연평도 때는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말이 첫 메시지로 나왔다.

이 때문에 큰 파문이 일어났고 '병역미필 정권'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이 “개자식들” 발언을 괜히 한 게 아니다.

종북세력에 대한 낙관론도 우려된다. 담화는 이번 일로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천안함 사건을 놓고 국론이 분열됐던 것과 이번은 다르다는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분노가 보이지 않는 민주당

연평도 가게 앞에 시꺼멓게 된 소주병을 들고서 “어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한 민주당 출신 송영길 인천시장은 '우리 군의 호국훈련이 북한을 자극했다'는 투의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얼른 지웠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명박 정부가 3년간 햇볕정책을 반대하고 강경정책을 써서 이 꼴이 난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아니나다를까. 이들과 흡사한 논리를 종북단체들이 펴고 있다. 범민련 남측본부와 한국진보연대가 이들이다. 이들 뿐일까? 물론 아니다.

이들이야 아예 내놓고 좌판을 벌인 경우여서 정체가 확실하다. 문제는 내부의 위장세력이다. 제도권에 틀어 박혀 있어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존재들이다.

반격 기회를 찾고 있는 종북세력

앞으로 이들이 북한을 더 이상 압박하지 말고 대화를 재개하며 조금 더 퍼주자는 주장을 들고 나올 게 뻔하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연평도 공격과 관련해 “은혜를 원수로 갚는 자를 주께선 용서하셨다”는 말을 올려 놓았다. 아리송하기 짝이 없다. 북한을 용서하자는 이야기인가?

그는 또 “4대강 예산을 줄여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말이라며 이명박 정부를 '한반도 평화 훼방꾼'으로 몰았던 그의 세치 혀가 대한민국을 미혹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뭐 하고 있나. 고랭지 배춧값 올랐다고 그토록 분노하더니 연평도 공격에는 왜 분노하는 모습이 안 보이나?

대한민국이 공격 받은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아직도 햇볕정책을 고집할 명분이 있나? 죽은 제갈량은 사마의를 쫓아냈는데, 죽은 김대중과 노무현은 누구를 쫓아내고 있는가. 연평도 주민? 해병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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