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이 '전쟁 개시자'란 별칭을 붙인 공포의 인물은 2003년 이라크전을 취재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종군기자인 리처드 엥겔(Richard Engel) NBC방송 특파원.

바그다드, 카불, 예루살렘, 베이루트 등 주로 중동의 분쟁지역을 전문적으로 취재해 왔던 그가 25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다.

전쟁의 위험을 전 세계에 타전하던 그가 인천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전쟁 개시자가 인천에 왔다", "전쟁의 냄새가 난다", "다시 이라크로 돌아가라"는 등 두려움 섞인 촌평을 내놓고 있다.

엥겔은 TV 보도 뿐 아니라 자신의 트위터(http://twitter.com/richardengelnbc)를 통해서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의 급박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한 25일 남긴 첫 글에서 "한국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사람들은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 몇몇 사람들은 '어떻게 되갚아야 할지'에 대해 묻는다"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의 한 네티즌은 그에게 "우리나라에 왜 왔는가? 우리나라가 이라크처럼 폐허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그는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좀 더 거칠게 반응할 것이라고 보고있으며 문제는 상황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이다"라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스탠포드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엥겔은 대학을 졸업한 1996년 이후 특파원으로 중동에서만 12년 이상을 보냈으며 아랍어, 스페인어, 이태리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분쟁지역에 대한 보도로 에미상, 피바디상, 머로상 등을 여러차례 수상했으며 이라크전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한 두 권의 책(A Fist in the Hornet's Nest, My Five Years in Iraq)을 집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