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국희도 칼럼] 영국의 옥스퍼드출판사가 만든 미국식 영어발음 회화교재 “American Streamline"의 마지막권(destination)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M선교사가 덴마크의 한 공항에 내리자 방송사 기자가 선교활동 계획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었다. 하지만 그날 저녁 TV에 방영된 M목사의 인터뷰 장면은 거두절미, 단 한마디뿐이었다. “덴마크의 창녀촌에 가보고 싶다!”

10년도 넘은 기억이어서 정확한 건 아니지만, 요지는 언론과 영상 편집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가를 풍자하는 내용이었던 건 분명하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연평도 포격현장에서 '그을린 철제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을 담은 YTN 돌발영상이 현정권의 무능을 질타하는 패러디 소재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후 설명 없이 간단·명료하게 편집된 이 영상은 “군대 미필의 집권당 대표가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아는 체하다가 망신살 뻗쳤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건 절대로 진실이 아니다.

만일 같은 내용을 '볼펜 기자'가 썼다면 이런 왜곡이 생겼을 리가 없다. 왜냐하면 현장 안내자가 포탄이라고 잘못 소개했다는 것, 그래서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을 포함해 모두가 진짜 포탄으로 오해를 했었다는 팩트(사실)를 외면할 수는 없었을 거니까.

카메라가 잡은 영상 조각들이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어떻게 의미있는 작품으로 승화되는지, 혹은 진실을 왜곡하는지는 따로 예를 들지 않겠다.

이날 방영된 YTN영상 속에서 진짜로 국민과 네티즌들에게 욕을 먹어야 할 당사자는 분명 따로 있었다.

그을린 소주병을 보고 유머감각이 발동한 송영길 인천시장이 “이게 진짜 폭탄주로군!”라고 말한 내용이다. 북의 무차별 포격으로 폐허가 된 주택가에서 그 지역을 관할하는 단체장이 내뱉은 이 지각없는 발언이야말로 네티즌들의 집단 매도, 아니 집단 구타를 당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엄청난 과오를 저지른 제 식구 송 시장은 비켜 세워놓고 '보수집권당 까기' 바쁜 좌파 네티즌들에 편승해 오히려 '의도된 영상 편집'의 피해자인 안 대표에게 무차별 공격을 해대는 행태를 보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내뱉고 싶어진다.

나중에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송 시장은 자신의 엄청난 실수와 죄를 적절하게'커버'해 준 안상수 대표에게 백배 감사하는 폭탄주용 양주라도 한병 보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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