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 "전쟁나면 중국으로 튀겠다"

[투데이코리아=오만석 기자] 북한이 연평도 포격 이후 총참모부 지휘관들을 서해 부대에 파견하는 등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해오고 있지만 국경경비대를 비롯, 군 하부조직의 기강은 해이해져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 "서해사건(연평도 포격 사건의 북한식 표현)이 터진 다음 인민군 총참모부 성원들이 서해부대에 내려가 싸움 준비와 군인들의 정신상태를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연안군에 주둔하고 있는 한 군부대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총참모부 지휘관들은 군인들과 함께 야전 갱도에서 숙식하면서 부대의 전투력을 점검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현지 부대의 한 군관 아내와의 전화통화에서 "남편이 전투배낭을 메고 나간 지 며칠째 돌아오지 못하고 병사들과 함께 갱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4군단에서 군 복무를 했던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출신의 한 탈북자는 "지금처럼 준전시 상태가 되면 최전방 부대들은 모두 갱도 안에 들어가 군화도 벗지 못하고 잔다"며 "과거 갱도 안에서 생활할 때 전시용 말린 쌀밥을 먹고 라면도 먹어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북한군 총정치국은 각종 사상교육을 통해 군인들에게 정신무장과 대남 적화 의식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이같은 사상교육에 대해 "이번 서해 포격사건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만들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전군에 일신시키기 위한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군의 지방 부대들에도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군단 소속 고사포 소대장을 인용, "총참모부에서 싸움 준비를 완성하라는 지시가 내려간 다음, 일반 교도대 병력까지 모두 진지를 지켰다"고 전했다.

7군단과 8군단을 비롯한 지방 군부대는 평소 군관들만 주둔하지만 전시동원령이 내려지면 적위대와 교도대(노동자와 농민)를 흡수해 대규모 민방위군을 편성한다.

이 소식통은 "교도대 부대 상호간의 협조체제와 군인 비상연락망 체계 등을 점검하고 유사시 독가스에 대비한 방독면 착용과 전투배낭 휴대 상태도 검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군인들 사이에서는 전쟁에 대한 권태감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인민해방전선의 한 관계자는 "군관들이 '매일 전쟁한다고 말만 했지 언제 전쟁이 났느냐'며 '이번에도 그러다 말겠거니'하고 관심을 두지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제대를 앞둔 군인들에게 이런 나태함이 팽배해 있으며 국경경비대의 일부 하사관들은 "전쟁나면 중국으로 뛰겠다"고 말하는 등 군 기강이 해이해져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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