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군관 사택마저 전기 차단... 주민들 실망 넘어 분노로

▲북한이 군부대는 물론, 민가의 전력공급을 완전히 차단해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등 김정은의 내부결속 작업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달 25일, 북한의 강서 약수공장을 시찰하고 있는 김정은.
[투데이코리아=강주모 기자] 김정은의 내부 결속 작업이 그리 순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김정은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유도해 내부 결속에 나서고 있지만 김정일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없어 주민들의 실망이 분노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군부대들에 우선적으로 전력을 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보름 가까이 전깃불을 구경도 못하고 있으며 군부대 전기를 함께 쓰던 군관(장교)들의 사택에도 전기가 모두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연평도 도발이 있기 이틀 전인 지난달 21일 노동당 군사위원회 명의로 된 긴급 명령 '주변군부대 및 군수시설들에 전력공급을 집중할 것에 대하여'를 하달하고 주민 지구의 전력공급을 완전 차단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각 시·군의 송·배전소는 인민병원 수술실과 군수업체 등을 제외하고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마저 모두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연평도 포격 사건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주민들의 불안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1일부터 적위대 교도대를 비롯한 민간무력(예비군)들도 동계훈련에 참가하면서 비상소집과 등화관제 훈련이 매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도 주지 않는데 등화관제 훈련을 실시, 주민들이 등잔불도 제대로 켜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정세가 긴장되면서 쌀값과 환율이 엄청 올랐다"며 "이 모든 게 김정은의 탓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주민들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연평도 도발 이전까지 양강도 혜산 장마당에서의 쌀값은 900원이었는데 최근 주민통제가 강화되고 국경까지 봉쇄되면서 1일에는 1100원까지 올랐고, 중국 인민폐 1원에 220원이던 환율도 275원까지 치솟는 등 내부적인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정되면서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가 벌어져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됐고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 사건까지 터지면서 정세불안과 생활고가 극에 달해 있다는 것이 대부분 북한주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에 대한 중간급 간부들과 지식인들의 평가가 극단적"이라며 "현실을 몰라도 너무도 모르는 철부지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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