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상들이 진리를 매도하며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5일 별세한 리영희 교수(81)가 후배 언론인과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됐다.

4일 '리영희 평전'을 출간한 김삼웅씨(67.대한매일 전 주필)는 5일 "새로운 우상들이 진리를 매도하면서 세상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며 "보수언론들이 제 기능을 하지 않고 TV까지 장악하려는 세태를 보고 (리 교수는) 보수언론과 권력의 화간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행동하는 지성' 리 교수는 언론인으로서 민주화에 앞장섰다. 교수 재직 중 1970~80년대 대학생들의 필독서 격인 '전환시대의 논리'(1974)', '우상과 이성(1977)', '8억인과의 대화(1977)' 등을 내놓았다.

최후의 인터뷰 당시 리 교수는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이 3년7개월 연장된 것을 놓고 "이명박 정부가 이승만 정부보다 더한 노예 정권"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씨에 따르면 리 교수는 1주 전 '리영희 평전' 책 표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에게 출판 일정을 묻기도 했다. 2일에는 81세 생일을 기념, 초판을 전하려 했지만 리 교수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리 교수 추도사를 준비 중인 김씨는 "(리 교수는) 언론사에서 두 번, 대학교에서 두 번 쫓겨났고 10여차례 구속도 됐다"며 "하지만 권력과 사회의 회유에 한 번도 기웃거리지 않고 신념과 본분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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