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부자, 흔들리나

[투데이코리아=김민철 기자] 지난 11월 중순경 양강도 김정숙군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구호나무 10여그루가 방화로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탈북자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8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정숙군 김정숙읍에 있는 '신파혁명사적관' 주변의 구호나무가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소실됐다고 전했다. 방화로 불에 탄 구호나무는 10여그루가 넘으며 주변의 건물 여러채도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불에 탄 구호나무에는 '백두광명성(김정일 지칭) 만만세', '3대 장군(김일성 김정숙 김정일) 만만세' 등의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
이 소식통은 "지난 9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구호나무 여러 그루가 방화로 소실돼 비상이 걸렸는데 이번에 또 다시 방화사건이 터졌다"며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을 외부와 결탁한 불순분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량강도 김정숙군 김정숙읍에는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동상과 '신파혁명사적관', 구호나무 등 항일혁명 전적지들이 있다. 구호나무는 해외에서 수입된 특수 유리관에 영구 보관되며 살아있는 나무들은 보호대 설치는 물론 각종 장식물로 치장되고 있다. 북한은 구호나무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수령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과 똑같은 중범죄로 간주해 엄벌에 처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방화사건을 보고받은 김정일 위원장이 화가 나 김정숙군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 관련 간부들은 줄줄이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정숙군 당 책임비서와 혁명전적지관리총국장, 담당보위 및 보안원 등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정숙군당 책임비서와 양강도 혁명전적지관리총국장, 양강도 간부부장 등이 보위부에 체포되었다고 전했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사건을 통해 허울뿐인 김부자 우상화에 대한 무너진 민심의 실태를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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