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대한민국의 지성들이 2010년 한 해를 대표할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다. 지난 19일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대학 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1%의 압도적 지지로 '장두노미'를 올 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다"고 보도했다.

'장두노미'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다시말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 행여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한다.

2010년은 폭행, 마약파문, 병역비리, 도박, 학력 논란 등 진실을 둘러싼 밝히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의 대결구도가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장동건-고소영 부부 등 세기의 결혼식과 한류 등 진실을 감추기보다는 밝힘으로서 웃음 짓는 일들도 있었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0년을 마감하며 키워드로 2010년 연예계 사건사고를 결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진실게임 - 타블로, 태진아, 그리고 김미화

2010년은 그 어느해보다 진실을 둘러싼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진실게임'이 시선을 잡아끄는 한 해였다. 지난 2009년 한 누리꾼이 스탠퍼드대 졸업자 명단 확인 결과 타블로의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학력위조 논란을 제기했다. 이후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은 '연예계의 태풍의 눈'으로 연일 화제가 됐다. 마침내 경찰은 지난 11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의 누리꾼 14명을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며 '타블로 학력위조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이어 태진아 이루 부자는 작사가 최희진과의 '이별공방'으로 홍역을 앓았다. 최희진은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했으며 태진아로부터 낙태를 종용받았다라고 주장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최희진은 태진아로부터 이루와의 이별을 강요받는 과정에서 폭언 및 협박 등 갖은 고초와 수모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태진아 부자는 최희진이 쓴 각서 등을 공개하며 돈을 노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맞불을 놨다. 결국 사건은 최희진이 징역 2년을 선고 받으며 끝을 맺었다.

이 밖에도 방송인 김미화는 '140자 소셜네트워크'의 위력을 실감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미화는 지난 7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KBS에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밝혀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KBS와 김미화는 법정 공방까지 펼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157일 지난 지난 11월 9일 KBS는 "김미화 개인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 고소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고소를 취하한다"며 기나긴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미화로서는 '140자'의 위력을 실감한 157일이었다.

# 폭행 - 최절호와 이혁재

탤런트 최철호는 단 하루만에 백일하에 드러날 거짓말로 수년 간 쌓아온 것을 하루 아침에 날려버렸다. 최철호는 지난 7월 8일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에서 여성 후배에게 폭행을 가했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 '안하무인'격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최철호는 다음날 9일 SBS '8시뉴스'를 통해 후배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폭행CCTV'가 공개되며 '죄송하다'는 말 이외 더 할 말이 없게 됐다. 결국 사건은 최철호의 사죄 및 활동 중단 결정으로 일단락 됐다. 최철호는 최근 봉사활동을 다니며 자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초 개그맨 이혁재는 룸살롱 종업원을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혁재는 지난 1월13일 새벽 2시께 인천 연수구의 한 룸살롱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인근 룸살롱으로 자리를 옮겨 여종업원을 전화로 불렀다. 그러나 여종업원이 퇴근하고 없자 '자신을 무시했다'라며 여종업원 관리담당 A씨를 불러 컵을 깨고 욕설을 퍼붓다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 특히 이자리에 인천지역 폭력배 1명이 동석해 이혁재 조폭 연관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이혁재는 지난 10월 방송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 철부지였다"라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 병역비리 의혹 - MC몽과 박해진

MC몽은 정상 치아를 고의로 발치해 신체검사에서 치아저작기능 점수 미달로 5급 판정 받아 병역비리 의혹을 낳았다. 또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허위 증명서를 발급 받는 등 입영을 여러차례 연기하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까지 추가로 받고 있다. 현재 MC몽은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며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11월과 12월 진행된 3차례 공판에서 MC몽은 치아 발치는 정상적인 의료 행위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지난 20일 진행된 3차 공판에서 면제판정 직전 뽑은 35번 치아가 있었더라도 이미 면제에 해당한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향후 법정공방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MC몽은 첫 공판 후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대중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라며 자진 입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04년 우울증 등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배우 박해진은 최근 병역비리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박해진을 둘러싼 병역비리 논란은 최근 제보자의 '악의성'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며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경찰은 박해진 병역비리 관련 첩보를 입수 내사하던 중 공소시효가 끝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박해진 측 법률 대리인은 "악의적 제보"이며 "적법한 절차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박해진 관련 병역비리 의혹은 '공소시효 만료' 카드를 앞세워 미제 사건으로 남을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뺑소니/음주운전 - 권상우, 김지수, 그리고 이승철

2010년에도 역시 톱스타들의 운전사고는 계속됐다. 배우 권상우, 김지수 및 가수 이승철이 그 주인공이다. 권상우는 지난 6월 운전도중 경찰차를 들이받고 이틀 후에 경찰에 자진출두했다. 특히 권상우는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샀다. 하지만 권상우 본인은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완강히 거부했으며 뺑소니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어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권상우는 드라마 '대물'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머리 숙여 사과함으로서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지난 10월 6일에는 배우 김지수가 뺑소니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팬들을 실망시켰다. 김지수는 지난 10월 5일 오후 음주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그대로 도주했다. 이후 김지수는 소속사를 통해 공식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팬들의 실망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김지수는 10년 전인 지난 2000년 7월 알코올농도 0.75%의 만취상태로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가 있어 빈축을 샀다.

끝으로 2010년 최고의 히트상품인 '슈퍼스타K 2'에서 날카로운 비평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던 가수 이승철은 지난 11월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단속 중인 경찰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이승철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를 넘어선 0.125%로 알려졌다. 이에 이승철은 소속사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팬들은 "남을 지적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며 볼멘소리를 이어갔다.

# 도박 - 이성진과 신정환

방송인 신정환과 가수 이성진이 '도박'이라는 늪에 빠져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지난 3월 가수 이성진은 해외 원정도박 관련 사기 혐의로 긴급 체포되며 물의를 빚었다. 이성진은 지난해 6월말 필리핀 마닐라와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현지 여행사 운영자 오 모씨로 부터 2억 3300만원을 빌려 도박으로 탕진했다. 이성진은 최근 열린 3차 공판에서 도박자금 채무 상환 요구가 불가능하다는 법률에 따라 "바카라 등의 도박은 했지만 돈을 칩으로 빌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성진의 도박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인 7월, 방송인 신정환은 사흘째 무단으로 방송을 펑크내며 원정도박설에 휩싸였다. 또한 도박빚 2억여 원을 갚지 못해 필리핀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에 신정환은 풍토병인 '뎅기열'에 걸렸다며 거짓말 했지만 급파된 취재진에 의해 거짓으로 판명되며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필리핀을 떠난 신정환을 네팔로 향했다. 신정환은 현지 지인의 집에서 머물려 간간히 소식을 전해오는 가운데 검찰은 신정환 귀국 후 곧바로 소환해 불법도박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어서 귀국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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