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대한민국의 지성들이 2010년 한 해를 대표할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다. 지난 19일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대학 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1%의 압도적 지지로 '장두노미'를 올 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다"고 보도했다.

'장두노미'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다시말해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 행여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한다.

2010년은 폭행, 마약파문, 병역비리, 도박, 학력 논란 등 진실을 둘러싼 밝히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의 대결구도가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장동건-고소영 부부 등 세기의 결혼식과 한류 등 진실을 감추기보다는 밝힘으로서 웃음 짓는 일들도 있었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0년을 마감하며 키워드로 2010년 연예계를 결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마약 - 김성민, 크라운제이, 그리고 전창걸

탤런트 김성민의 필로폰 투약 혐의로 촉발된 연예인 마약 파문이 크라운제이와 전창걸까지 잇따라 마약파문 대열에 합류하며 연말 연예계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김성민은 지난 3일 자신의 자택에서 필로톤 투약 및 소지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통상 열흘 안에 끝나는 1차 수사를 열흘 더 연기해 김성민발 마약 광풍을 예고했다. 추가 조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9일 "추가 관련 연예인이 없다"라며 사건 종결에 나서 김성민 마약 파문은 일단락 되는 듯 보였다.

검찰 발표에 앞선 지난 5일 가수 크라운제이(김제훈)가 국외 체류 중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크라운 제이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미국 애틀란타에 머물며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 발표로 일단락 되던 '김성민 리스트'는 방송인 전창걸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되며 또다시 불거졌다. 검찰은 김성민 조사 과정에서 전창걸의 연루 혐의 사실을 밝혀내 '김성민 리스트'에 이어 '전창걸 리스트' 까지 논란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이로써 검찰은 마약을 투약하거나 마약 또는 대마초를 공급한 동료 연예인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최근 검찰은 "연예인과 여성 등을 포함한 추가 마약류 사용 혐의자를 수사하고 있다. 조연급 남성 연기자 2명을 포함 3~4명의 혐의를 포착했다"라고 밝혀 '마약 광풍'이 멈추지 않았음을 공표했다. 이어 검찰은 "조만간 관련자를 불러 모발과 소변 검사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라고 전해 연예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 걸그룹 新한류 - 카라와 소녀시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대한민국 걸그룹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8월 일본 진출을 선언한 카라는 최근 일본레코드협회가 발표한 음원부문성적에 따르면 "카라의 '미스터'가 음원다운로드에서 플래티넘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플래티넘은 음원풀다운로드가 25만건을 넘길 경우 주어지는 일종의 명예증이다. 카라 '미스터'의 일본 현지에서 음원 가격이 400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굉장한 매출임을 짐작할 수 있다. 카라의 첫 일본 진출 정규앨범 '걸스토크'도 현재 18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플래티넘 수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두번째 싱글 '점핑' 역시 10만건 이상 다운로드로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카라는 일본에서 발매한 8장의 앨범으로 49만3000장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는 한화로 18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소녀시대 역시 일본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소녀시대는 일본에서 음반에 이어 음원에서도 골드 인증을 받았다. 일본레코드협회가 최근 발표한 음원성적에 따르면 지난 9월과 10월 일본에서 발표한 싱글곡 '지니'와 '지'가 동시에 음원부문 골드인증을 받았다. 골드인증은 음원 풀다운로드 10만건 이상이 될 경우 일본레코드협회가 수여하는 일종의 명예증과 같다. 이로써 카라는 싱글 2장, 앨범 5장, DVD 1장 등 총 8장을 발표해 총 49만3000장의 판매고와 함께 13억엔(약 18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소녀시대 역시 싱글 2장, 앨범 6장, DVD 1장 등 9장을 발표해 총 38만장의 판매고와 함께 8억8000억엔 (약 121억원)의 수입을 기록해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을 이끌었다.

# 별세 - 앙드레김, 트위스트 김, 배삼룡, 백남봉 그리고 백설희

2010년은 가요계, 코미디계, 영화계, 패션계 등 사회 각계의 큰 별들이 지며 팬들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8월에는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세상을 떠났다. 앙드레 김은 대장암과 폐렴으로 지난 7월 12일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오다 8월 12일 별세했다. 앙드레 김의 사망 소식에 연예계는 물론 정계, 재계 및 스포츠계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영향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지난 11월 30일 오전, 원로 영화배우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이 서울 연세사랑 요양병원에서 향년 74세로 숨을 거뒀다. 60, 70년대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멋들어진 트위스트를 추며 트위스트 김이란 예명을 얻은 트위스트 김은 결국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트위스트 김으로 남았다.

이어 지난 2007년부터 흡인성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 오던 대한민국 코미디계의 큰 별 배상룡은 올 1월 향년 84세를 일기로 이별을 고했다. 평생의 파트너 구봉서와 함께 대한민국 코미디를 이끈 배상룡의 죽음에 코미디언들은 물론 팬들까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한 명의 코미디의 거장 역시 세상과 작별했다. 올 7월에는 원맨쇼의 달인 백남봉이 세상을 떠났다. 백남봉은 지난해 폐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유지했지만, 폐렴증세까지 겹치며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가요계 역시 거장을 잃었다. 올 5월에는 원로 가수 백설희가 고혈압 등 합병증으로 향년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원로배우 고 황해의 아내이자 8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 겸 배우 전영록의 어머니이며 걸그룹 티아라의 리더 전보람의 할머니인 백설희의 죽음에 가요팬들은 큰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지난 199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16년간 투병 생활을 해온 원로 작곡가 박춘석씨는 올 3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자택에서 숨을 거둬 안타까움을 더했다.

# 자살 - 최진영, 박용하, 그리고 곽지균

2010년 연예계에 자살이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팬들을 안타깝게했다. 지난 3월 가수 겸 배우 최진영은 자살로 세상을 등졌다. 특히 최진영의 사인이 고 최진실에 대한 그리움과 그에 따른 심적 고통 등으로 추정되 역사상 가장 안타까운 남매로 팬들의 뇌리에 기억됐다.

뒤를 이어 지난 6월30일 한류스타 박용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한반도는 물론 일본 열도를 경악케했다. 박용하는 지난 2002년 출연한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이 때문인지 박용하의 자살 소식은 국내는 물론 BBC와 AP, 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전세계로 실시간 타전됐다. 경찰은 박용하의 사인을 두고 충동성 자살로 결론 지었다. 팬들과 지인들은 박용하의 자살 원인을 두고 아버지의 암 투병으로 심적 고통을 호소했으며 1인 기획사를 설립한 뒤 맘 고생을 많이 한 것이 박용하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영화 '겨울 나그네'의 곽지균 감독은 지난 5월 25일 대전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노트북에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라는 유서를 남긴 곽지균 감독은 자살을 위해 연탄을 피워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특히 곽지균 감독의 자살은 자신의 데뷔작 '겨울 나그네'(1986)의 불행과 같은 맥락이어서 주위를 안타갑게 했다.

# 결혼 - 장동건/고소영, 류시원, 그리고 이휘재

2010년은 노총각 스타들의 결혼 러시가 이어졌다. 특히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은 물론 속도위반 커플까지 각양각색의 결혼 유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2010년 새해 벽두인 지난 1월 2일 배우 이승민(31)은 19세 연상의 제작사 대표 송병준과 웨딩마치를 가졌다. 이어 1월17일에는 개그맨 정성호(34)가 9살 연하의 신부 경맑음(25)씨와 속도위반 커플로 결혼식을 올렸다. 4월에서는 원조 걸그룹 멤버들의 결혼 소식이 이어졌다. 베이비복스 김이지(30)와 SES 슈(본명 유수영.29)는 각각 증권맨과 농구 선수 임효성과 화촉을 밝혔다.

이어 '5월의 신부'로는 단연 1972년 동갑내기 커플 장동건 고소영이 돋보였다. 16년 전 영화 '연풍연가'로 첫호흡을 맞춘 이래 오랜 기간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며 지낸 이들은 지난 2007년 부터 연인으로 발전해 2년 6개월여의 열애 끝에 백년 가약을 맺었다. '장고커플'의 탄생은 국내외 취재진은 물론 500여명의 팬들 및 시상식을 방불케하는 톱스타들의 총출동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동안 뜸하던 톱스타들의 결혼 소식은 지난 10월 26일 한류스타 류시원이 9살 연하의 무용전공자 조 모씨를 아내로 맞이하며 재점화 됐다. 특히 류시원은 속도위반 결혼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내년 봄 아빠가 되는 기쁨까지 동시에 누리게 됐다. 앞서 10월 11일에는 개그맨 서경석이 13세 연하의 회사원 유 모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식 5시간 만에 SBS '생방송 한밤의 TV연예'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12월 5일에는 연예계의 바람 '이바람' 이휘재가 8세 연하의 플로리스트 문정원 씨와 웨딩 마치를 올려 만세를 불렀다.

이외에서 지난 3월에는 '임금 전문배우' 임호가 11세 연하의 액세서리 디자이너 윤정희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한, 변우민(45)도 16세 연하의 연인과 6월 웨딩마치를 올렸고, 배우 이범수(41)도 개인 영어 선생이었던 이윤진씨와 2년 간의 열애 끝에 5월 화촉을 밝혀 축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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