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 시종 여유...근혜 자신감 피력, ‘무승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29일 광주광역시 5.18기념문화관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뭐가 좋아집니까'라는 주제로 정책비전대회를 개최하고 대권을 향한 본격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 주자들이 경제분야 정책을 설명하고, 상대 정책과 관련한 질의를 펼쳤으나 주자들의 촉각은 이명박 전 시장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한 집중 공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명박 전 시장은 이날 경부운하 추진에 대한 일관된 의지를 거듭 밝히며 청계천 복원을 예로 제시했다. 이 시장은 “청계천도 반대 많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찬성으로 바뀌었다. 유럽의 운하도 환경 복원을 전제로 한다. 환경 파괴한다면 지금이라도 포기해야한다”면서 경부운하 공약에 대한 일관된 의지를 피력하며 경제대통령의 이미지 굳히기에 주력했다.

이 전 시장은 또 "한반도 대운하는 물류만을 위한 목적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이를 통해 환경이 살아나고 지역이 살아나고 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대운하 허구성 집중 공격

하지만 대운하 계획을 국민 사기극이라고 폄하하던 박근혜 전 대표는 “21세기에 그런 운하를 파서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타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대운하 프로젝트의 허구성을 집중 공격하며 비판의 각을 세웠다.

또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할 경우 경제성도 없을뿐더러 환경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던 홍준표 의원도 “40㎞가 안되는 경인운하 건설하는데 15년간 2700억원 투입했지만 환경문제로 중단됐다”면서 550㎞ 되는 경부운하 건설에 회의적 비판을 가했다.

고진화 의원은 경부운하에 대해 “생명을 파괴하는 분단 구상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 의원은 지난 토론회 이후 반대가 80%이다 주장하며 생태계는 단절되고 엄청난 재앙이 올 것이다 고 말했다.

고 의원은 특히 “이렇게 나라를 절단 내는 정책(대운하)을 결단하지 말라”며 “이런 정책결정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마무리했다.

원희룡 의원도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를 말하면서 물류목적은 20%라고 해서 놀랐다”면서 물류목적 20%인 것에 국운을 걸어야 하는지를 반문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시장은 이같은 공세에 대해 “박 후보가 얼마나 검토해 봤냐는 말을 했는데, 대운하 반대하면 뭔가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돼 있는 것 같다. 이 문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건 하드웨어 아니고 소프트웨어다”고 반격을 가했다.

열차페리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되면 무용지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주자들의 공세도 줄을 이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공공부분에서 혈세가 지난 3년간 무려 52조나 낭비됐다”면서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자) 운동으로 방만한 정부 규모를 줄이게 되면 26조에 달하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열차페리 구상에 대해 “대륙으로 나가는 관문을 열기 위해 열차페리를 구상하고 있다. 열차페리가 북한의 문을 열게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철도 연결되어도 페리는 그대로 유용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를 지목하며 박 전 대표가 제안한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자) 에 대해 각을 세웠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서울시장 경력을 내세우며 “좋은 제안이나 막상 집권하면 쓰일 돈이 너무 많다. 그러니 세율을 줄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감세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로 은연중 박 전 대표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원희룡 의원은 “대처 시절 영국 실업률은 4%에서 11%로 치솟았다. 빈곤층 아이의 우유값을 예산에서 삭감해 복지가 후퇴했다”면서 “박 전대표의 경제기조인 '줄푸세'가 복지는 줄고 재벌 난개발과 투기를 막는 규제를 풀어 여기서 생기는 시장의 실패, 약자의 저항을 공권력으로 군기를 세우겠다는 것 아닌가”하며 각을 세웠다.

고진화 의원도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고 의원은 “열차페리는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이 안되면 해야겠지만 연결되면 무용지물인 것을 예산 들여 하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경제적 효율성 찾을 수 없다.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통적 불모지 광주, 변화된 모습 실감

이날의 관전평은 예상대로 이 전 시장에 대한 4:1의 공격이 매서웠으나 “많은 공약 중 하나인 대운하가 많은 오해가 있구나. 많은 것을 알릴 필요가 있구나.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 전 시장의 마무리 발언처럼 시종 여유 있는 이 전 시장의 자신감의 승리라는 평이 있다.

반면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박 전대표가 경제전반에 걸쳐 구체적이고 정리된 대안을 쉽고 공감이 가도록 설명했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한편 이날의 정책토론회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으며 3,000여 명의 당원들과 광주시민들이 몰려들어 한나라당의 전통적 불모지인 광주의 변화된 모습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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