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인간은 작은 존재가 아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한번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연대가 있다, 이 세가지 정도만이라도 독자들에게 전해진다면 충분히 희망의 글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학사상이 주관하는 제35회 이상문학상 대상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공지영씨(48)는 7일 “나도 글을 통해서 인간의 위대한 이 세 가지를 배웠다”며 “이 가치들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희망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월간 '문학사상' 2010년 12월호에 실린 단편 '맨발로 글목을 돌다'다. '글목'은 글이 모퉁이를 도는 길목'이라는 뜻으로 공씨가 만든 단어다.

공씨를 빼 닮은 주인공 화자, 북한의 납치범, 위안부 경험자, 아우슈비츠 수용자 등 만난 적도 없고 시공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삶과 내면이 나란히 그려진다. 이를 통해 폭력으로 인해 운명이 뒤바뀐 인간의 동질성을 드러낸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씨(63·서울대 교수) 등 심사위원단은 “작가의 경험적 자아를 서사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역사와 현실 속에서 반목되는 인간에 대한 폭력과 그것을 견뎌야 하는 개인의 고통을 대비시켜놓고 있다”고 평했다. 권 교수는 “이 소설에서 작가가 제기하고 있는 삶의 문제는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는 폭력과 그 속에서 사람으로 살아남기에 관한 것”이라고 읽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