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사격하며 현지어로 투항 권유 계속…'한국은 봉'으로 알던 해적들에게 본때 보여줘

[투데이코리아=오만석 기자]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지 7일째인 21일 우리 청해부대가 전격적으로 선원 구출작전을 감행했다.

청해부대가 2009년 8월 바하마 국적 선박인 '노토스 스캔호'에 접근하던 해적선에 진입한 경우는 있었지만 피랍된 선박을 직접 공격해 해적을 소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불린 이번 구출작전 결과 선원 21명은 모두 구출했으며 해적 13명 가운데 8명은 사살하고 5명은 생포했다.

"시간을 더 끌면 상황이 불리해진다."

합참과 해군작전사령부가 청해부대의 최영함(4500t급)에 승선한 특수전요원(UDT/SEAL)들을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에 투입해 선원 구출작전을 펼치도록 한 것은 더 이상 시간을 끌면 구출작전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출작전이 벌어진 해상 지점은 소말리아에서 1314㎞ 떨어진 공해상이다. 피랍 선박이 소말리아쪽으로 도망갈 경우 해적 증원세력이 투입되어 작전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구출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가위기관리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인 `최영함'이 아라비아해에서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향해 기동 중이며, 어떤 식으로든 문제 해결에 개입할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영함이 피랍 해역으로 급파됐으며 합참과 해군작전사령부는 선원 구출작전 계획을 수립해 이날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이들 해적은 피랍 선박을 따라 기동하던 최영함으로부터 위협 사격이 계속되고 투항을 권유한 방송에 상당히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가 소말리어 등으로 투항을 권고하자 해적들이 당황하고 겁을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협사격을 하고 심리전을 펼친 것은 해적들을 지치게 만들려는 것이고 실제 그들이 긴장감 등으로 피로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는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군사작전을 감행한 배경이다.

우리나라 선박은 이번 삼호주얼리호까지 포함해 여덟번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으며, 이 가운데 여섯번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났고 어선 금미305호는 지금도 억류 중이다.

작년 11월 피랍 216일만에 풀려난 유조선 삼호드림호는 선사 측에서 몸값으로 950만달러(106억여원)의 거액을 건네는 조건으로 석방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적들에게 '한국은 봉'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청해부대를 소말리아에 파견한 것은 우리 선박의 안전항해를 보장하고 국제해양안보 활동에 동참하자는 취지였다"면서 "우리 군함이 보는 앞에서 선박이 끌려가는 상황인데 이를 지켜만보고 있다면 파병의 명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해적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며 "해적들이 우리 국기를 단 선박 근처에 얼씬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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