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해웅 기자] 중동 모래바람은 미풍으로 끝났다.

아시아 축구의 한 축을 지켰던 중동 축구가 2011 아시안컵에서 수모를 당했다.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제15회)에서 4강에 오른 중동 국가가 하나도 없다. 아시안컵 역사상 처음이다.

중동 국가들은 3회 대회까지 출전하지 않았다. 모습을 드러낸 4회 대회부터 중동 국가들은 결승 진출 단골손님이었다. 중국에서 열린 2004년 대회에서만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도 8회(이란 3회, 사우디아라비아 3회, 쿠웨이트 1회, 이라크 1회)나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으로 형성된 중동 모래바람 축구는 한국과 일본에도 큰 장애물이었다. 이번에도 안방이나 다름없는 카타르에서 대회가 열려 득세가 예상됐다. 빗나갔다.

아시안컵 3회 우승에 빛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감독은 2명이나 경질됐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 처음 나서 당당히 16강에 진출했던 모습은 없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둬 가벼운 발걸음이었지만 8강에서 한국을 만나는 불운에 짐을 쌌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조광래호 황태자' 윤빛가람(21. 경남)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개최국 카타르 역시 8강에 진출하는 '깜짝 쇼'를 선보였지만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1명이 많은 상황에서도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한국과 일본에 이란, 카타르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라크는 우여곡절 끝에 8강에 진출했지만 호주에 져 토너먼트 진출에 만족했다.

중동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국가는 한국-일본, 우즈베키스탄-호주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요르단, 시리아,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9개 중동 국가들은 안방에서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급변하는 현대축구에 대한 적응도 부족했다. 중동국가들은 '오일머니'를 앞세워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자국리그에서 뛰게 하려는 성향이 있다. 중동에서 가장 강한 이란마저 해외파가 2명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한국, 일본, 호주 등은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유럽이나 해외에서 활약하며 선진축구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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