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한 발라드의 깊은 매력, 라디오 DJ-연말 가요시상식 욕심!

[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 오랜만에 여자 솔로가수의 슬픈 발라드 곡이 발표됐다. 지난 11일 가수 베이지가 신곡 '술을 못해요'를 들고 음악팬들 앞에 섰다. 추운 겨울 베이지의 애절한 발라드 곡이 음악팬들의 마음을 녹였을까. 팬들도 그녀의 컴백을 기다렸다는 듯이 '술을 못해요'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술을 못해요'는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지난 해 9월 슈퍼주니어 려욱과 함께 발표한 듀엣곡 '친구와 사랑에 빠질 때' 이후 5개월 만에 자신의 색깔을 찾아 돌아온 베이지. "2011년에는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습니다"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베이지와 밀착인터뷰를 나눠봤다.

# '술을 못해요'의 깊은 매력

최근 가요계에서 탄탄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동시에 갖춘 여자 솔로가수를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앞세운 아이돌 그룹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 프로그램은 이미 아이돌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가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이돌의 기세가 워낙 거세기에 다른 가수들의 모습이 초라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냉정하게 말해, 아이돌 그룹의 강세에 실력파 디바들이 밀려나고 말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베이지가 돌아왔다. 그의 컴백 소식에 반색하는 사람이 많다. 홍수같이 몰려나오는 아이돌의 노래들 속에서 출중한 가창력을 갖춘 여가수의 매력이 확실하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베이지가 내세우는 곡 '술을 못해요'를 직접 들어보면 무릎을 탁 치면서 '바로, 이게 여가수의 매력이지'라고 감탄사를 저절로 내뱉게 되어 있다. 이별의 아픔을 애절하게 표현하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 가슴 깊이 파고드는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그런 노래. 팬들이 목말라 하던 그런 음악을 들고 베이지가 돌아왔다.

'술을 못해요' 곡에 대해 베이지 스스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열심히 준비했고, 자신의 강점과 색깔을 잘 녹였기에 자신감을 충분히 가질 만하다. "가사가 정말 와 닿았지 않나요? 쉽게 풀어냈지만 한 소절 한 소절 공감이 갔어요. 이별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내용이고, 어쿠스틱한 사운드도 애달프고 구슬퍼 더욱 심금을 울리는 것 같아요." 베이지의 말처럼, 추운 날씨에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저절로 와닿는 느낌을 정말 잘 표현했다. '술을 마시며 나 그대가 자꾸만 생각이 나…' 가사와 멜로디에서 모두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는 다른 깊은 무언가가 느껴진다.

# 털털녀 베이지 "사실, 말술이에요"

노래 제목과 가사에 심취해 있다가 다음 질문으로 넘겨가기 전에 조금 장난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과연 베이지의 주량은 어느 정도 될까. 궁금한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 분위기 전환 겸 해서 "실제 주량은 얼마 정도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예상 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베이지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사실은 말술이에요. 혼자서 와인을 마시기도 해요. 맛있는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요"라면서 털털한 모습을 내비쳤다.

베이지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히트곡 제조기 박근태 작곡가와 배우 한고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받았다. 박근태와는 두 번째 인연이다. 듀엣곡 '친구와 사랑에 빠질 때' 역시 박근태와의 합작품이었다. "제가 박근태 프로듀서님을 너무 힘들게 했어요.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박근태 프로듀서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라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베이지다. 그리고 이어 "한고은 언니는 '곡이 너무 좋다'며 직접 뮤직비디오 시나리오를 써주셨어요. 그리고 출연까지 발 벗고 나서 주셨어요"라며 고마움에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일처럼 베이지를 밀어준 두 사람. 박근태 작곡가와 한고은 모두 베이지의 실력을 단박에 알아봤다는 생각이 강하게 머리를 스쳤다.

'베이지' 하면 '애절한 발라드'가 먼저 떠오른다. 워낙 발라드를 잘 소화하기에 '베이지=발라드'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듯하다. 가수로서 변신시도를 할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베이지는 댄스음악에 대한 도전의사를 드러냈다. "사실 춤에 정말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수퍼쥬니어의 려욱과 듀엣곡을 부르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또 뮤지컬을 통해서 자신감도 생겼고요. 그래서 생각이 달라졌나 봅니다. 댄스음악에 꼭 한 번 도전하고 싶어요." 머지않아 베이지의 댄스실력을 구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뮤지컬, 연기, 그리고 진정한 가수

베이지는 지난 해 자신이 거둔 최고의 수확으로 '뮤지컬'을 당당히 꼽았다. 그는 '코로네이션 볼'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뮤지컬 신인으로 무대에 올라 키스신까지 선보이는 등 열연했다. 뮤지컬 선배들에게 뒤지지 않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발휘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혹자들은 베이지를 뮤지컬 배우로 착각하기도 했다고. 가수만큼 뮤지컬 배우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게 인정받은 베이지다.

이에 베이지는 손사래를 치면서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이) 가수로 무대에 서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노래를 부를 때는 혼자 무대에 올랐는데, 뮤지컬은 사람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의욕은 넘쳤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어요"라며 뮤지컬 도전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어 "그저 매 연습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동료들이 엄청난 도움을 줘서 큰 실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팀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라고 봅니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까지 활동범위를 넓혀가는 베이지. 최근에는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재즈가수로도 깜짝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연기 도전'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베이지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저를 드라마에 등장하게 해주신다면 당연히 감사하죠. 그러나 저는 배우가 아니에요. 뮤지컬도 제가 노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도전했던 분야였어요. 노래를 부를 수 있었기에 연기를 했던 거죠. 연기를 하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지는 않을 겁니다." 이어서 베이지는 "제가 가는 길이 다른 가수들과 달라 늦게 가는 것 같지만,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탄탄하게 가고 싶어요. 나중에는 좋은 음악으로 표현될 거라 믿기 때문이죠"라며 진정한 가수로 거듭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 라디오 DJ와 연말 가요시상식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물었다. 베이지는 '라디오 DJ'에 욕심이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라디오를 통해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것이 베이지의 바람이었다. 베이지는 현재 국군방송 '뮤직닷컴'을 진행하고 있으며, SBS 라디오 파워FM '김희철의 영스트리트'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라디오에 계속 출연하면서 또 다른 매력을 느꼈고, 라디오의 매력에 음악의 매력을 더해 팬들과 계속 멋진 만남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 베이지의 목표였다.

여기에 베이지는 연말 가요시상식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를 추가로 밝혔다. 가수로서 열심히 활동해 연말에 있을 뜻깊은 자리에 꼭 서고 싶다는 것이 베이지의 솔직한 답변이었다. 사실, 지난해 연말 각종 가요시상식에 여자 솔로가수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돌 중심으로 가요계가 굴러갔기 때문이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솔로가수들이 가요시상식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을 비롯한 솔로가수들이 더욱 분발해야 함을 잘 알고 있는 베이지였다.

가수, 뮤지컬, 라디오 DJ. 베이지가 목표로 밝힌 부분들은 모두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이 여실히 드러난 베이지였다. 이미 베이지는 천천히 하지만 깊숙하게 팬들의 가슴속에 음악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서 여러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녹일 정도로 활활 타오르는 베이지의 '음악 열정'이 거듭 느껴졌다. 베이지가 계속해서 '음악 열정'을 불태우면서 자신의 목표를 차근차근 달성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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