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이광재-서갑원 유죄 확정, 여야 4월 재보선 전국구 판짜기 나서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대법원이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의 유죄를 인정했다. 이로서 이 지사와 서 의원은 각각 도지사와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 당했다. 더불어 오는 4월 27일로 예정된 '4.27 재보궐선거'가 전국 단위 선거로 판이 커졌다. 특히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4.27 재보궐 선거'는 여야 지도부 체제와 당내 권력지형의 변화 뿐만아니라 정권의 향방까지 예측할 수 있어 여야 모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강원도지사)와 서 의원(전남 순천)의 자격 발탁로 재보선 지역은 ▲국회의원 3곳 ▲광역단체장 1곳 ▲기초자치단체장 2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5곳 등 14곳으로 확정됐다. 특히 지난해 치러진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궐 선거'에서 '노풍(盧風)'에 밀리며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강원도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을 통해 텃밭탈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역시 지난 두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강원지역에서 다시 한번 승리함으로써 그 기세를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 강원도 재탈환을 위해 엄기영 전 MBC사장과 이계진 전 의원 및 최흥집 전 정무부지사, 최종찬 강원도민회장 등을 물망에 올려 놓고 있다. 특히 엄기영 전 사장은 강원도 평창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영월 엄 씨라는 프리미엄까지 가지고 있어 가장 강력한 강원도지사 후보감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엄 전 사장은 현재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 지원 민간단체협의회'를 이끌며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에 한창이다. 엄 전 사장은 지난 26일 철원과 화천, 양구, 인제를 돌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으며 대법원 선고가 있던 27 오전에는 홍천을 찾아 지역 기관장들과 시장 주민들을 만났다. 엄 전 사장은 오는 2월 14~20일 예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실사가 끝나는 시점에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엄 전 사장의 행보를 두고 사실상 정계 진출을 위한 선거운동을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엄기영 대세론' 속에 민주당은 엄기영 등 여권의 도전에 맞설 대항마로 최문순 전 MBC 사장을 내세울 전망이다. 민주당은 최 전 사장을 통해 'MBC 사장끼리의 대결'이라는 측면을 부각시킬 포석이지만 최 전 사장은 현재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인물론'보다는 구제역 사태 등 이명박 정권과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들고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풍'의 또다른 진원지인 김해을 역시 4.27재보선의 핵심 키워드다. 김해을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노풍'이 변수로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측은 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야당 돌풍'을 통한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해을 지역 승리를 통해 야당의 기세를 꺾고자하는 의도로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녹록치 않다. 한나라당은 김해을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 카드를 추진 중이나 본인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김해을에 노 전 대통령 비서 출신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등을 후보 리스트에 올린채 고민에 빠져있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이미 국민참여당이 이봉수 전 대통령 농업특보를 조기공천한 상태여서 민주당 후보가 가시화될 경우 야권단일후보 논의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 일각에서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을 무소속 단일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단일화의 실패할 경우 한나라당은 텃밭탈환과 야당 견제라는 두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밖에도 분당을과 순천은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텃밭으로 상대 정당의 후보가 당락 자체가 큰 변수가 되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당을은 여권 거물급 인사의 정계 복귀, 순천은 무소속 돌풍의 재연 여부가 관심거리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4.27재보궐선거의 성적표에 따라 현행 여야 지도부 체제와 당내 권력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 4월 재보선은 안상수 대표 체제의 본격적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재보선 성적에 따라 전당대회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민주당의 경우 이 지사와 서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친노(親盧) 세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4.27 재보선을 통해 상처 봉합에 나서는 민주당으로서는 선거의 향배에 따라 내년 총선 및 대선의 희비를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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