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전공 교수가 우리나라 최초로 어린이 박물관 설립

[투데이코리아=김해웅 기자] 우리 전통놀이감 유물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어린이 전문박물관을 우리나라 최초로 현직 어린이교육 전공 교수가 설립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아해박물관(아해 한국전통문화 어린이박물관) 설립자인 서울여대 아동학과 문미옥 교수는 "이웃나라 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전통놀이감을 잘 보관하고 전시하는 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유물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놀이감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하게 됐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어 문 교수는 우리 전통놀이는 나뭇가지 돌멩이 흙 등의 자연물을 가지고 노는 '녹색 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팽이놀이의 소재도 도토리에서 나뭇가지나 돌멩이 심지어 바가지와 깨진 항아리로도 만들어 놀 정도로 소재선택을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놀이감도 이미 만들어진대로만 노는 것이 아니라 둥근 면의 각도와 길이 등을 이리저리 생각해가며 만들어가며 놀며 놀이규칙도 개방적으로 변형해가며 창조적으로 논다. 팽이나 썰매를 어린이 스스로, 혹은 부모와 함께 툭툭 만들었는데 질박함 속의 조형미는 하나의 예술품이라 할 정도로 멋있다.

뿐만 아니라 팽이는 지구자전의 원리와 세차운동, 원심력, 구심력 등의 물리과학 원리가 내포되어 있고 잠수함, 비행기, 미사일, 인공위성이 지도의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우주공학이기도 하다.

놀이감 소재선택에서 제작과정과 놀이 방법 변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말 그대로 창의성, 과학성, 예술성 그 자체이다. 인류 어린이 놀이의 원형이기도 한 우리 놀이감은 21세기 최첨단시대에 꼭 필요한 창의성 자율성 등의 능력을 길러주는 최적의 어린이 교육이라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또한 자연물과 함께 여러명이 어우러져 노는 우리 놀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존중하는 인성을 가지게 하며,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의 귀중함을 깨닫게 하는 놀이이다.

아해박물관(아해 한국전통문화 어린이박물관)은 상설전시장과 교육실, 기획전시실 등을 갖춘 3층 규모이며, 4000평에 이르는 황토와 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있다. 서울 도심인 양재동에서 300m에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숲체험까지 가능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공기 팽이 썰매 쌍육 승경도 승람도 등의 우리 전통놀이감 '유물'과 '체험'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특별한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는 아해박물관은 오는 2월 11일 개관식을 갖고 12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시멘트 건물에 쌓여 살고, 컴퓨터 오락 외에는 제대로 놀지도 못하는 요즘의 우리 아이들에게 놀이의 낭만과 즐거움을 돌려주고, 창의성, 과학성, 예술성을 길러줄 우리 전통놀이를 제대로 교육할 공간이 생긴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아해박물관의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다.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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