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오는 10일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2년을 맞는다.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라는 위기상황에서 장관직을 맡은 윤 장관은 과감한 재정투입으로 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과와 함께 '높은 대외 의존도', '물가 불안', '재정건전성과 가계부채' 등 크고 작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2009년 국내총생산(GDP)이 0.2% 증가하면서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같은 기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플러스 성장을 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호주, 폴란드 등 3개국에 불과하다.

또 지난해에는 연간 6.1%라는 경이로운 성장률과 함께 소비자 물가도 2.9%로 안정세를 보이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는 2002년 7.2% 성장한 이후 8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경기가 개선된 데는 정부의 선제적인 재정투입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윤 장관은 2009년 사상 최대 규모의 추경예산을 28조4000억원을 확보해 적기에 편성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상반기에 재정의 64.8%를 조기집행해 경기 활성화를 도모했다.

금융기능 정상화를 통해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금융시장 안정 조치도 이뤄졌다.

정부는 2009년 1월 기준금리를 3%에서 2.5%로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이를 다시 2%로 내리는 등 기준금리를 연달아 조정했다. 또 같은해 2월 외화유동성 확충 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4월에는 외평채 30억달러를 발행했다.

같은해 4월에는 당해 연도 말까지 은행 외화 채무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을 연장하는 등 외화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20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 및 구조조정기금(40조원)을 조성해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을 회복시켰다.

또 중소기업 대출 및 보증에 대한 만기연장과 신용보증 확대 등을 통해 신용경색도 완화했다.

수출·투자 위축에 대응해 수출·투자 활성화 대책도 추진됐다. 수출보험 확대, 수출기업의 마케팅 지원, 대중교역 확대방안 등 총력수출지원체제가 가동됐으며 자본유출 등에 대응해 외국인투자유치 강화방안도 마련됐다.

윤 장관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첨예하게 불거진 '환율 갈등'을 중재하는 등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외경제의존도가 80%를 넘어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구제역과 유가 폭등 등으로 연초부터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연간 5%의 경제성장과 3%의 물가안정이라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거시정책을 유연하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또 북한리스크와 미국의 양적완화와 같은 대외 불확실성 등 남겨진 숙제도 풀어야 한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악화된 재정건전성과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불어나고 있는 가계대출 규모도 문제다. 특히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무상 복지 논란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지금까지가 위기극복을 위해 '소방차' 역할을 해 왔다면 앞으로는 위기극복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