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한국은행이 11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미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7년 7~8월 한 차례 밖에 없다.

우선 동결 이유로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을 꼽았다. 한은은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앞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국제원자재가격의 변동성 확대,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위험요인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실제 브렌트유는 이집트 사태가 겹치면서 10일 현재 배럴당 101.5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86.7달러로 두바이유 가격(97.6달러)을 밑도는 등 원유간 가격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1월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본 후 향후 금리 인상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한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설명회에서 "지난달 금융시장에서 (1월)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금리, 환율 등 정책간의 조화"라며 "현재 상황에서 어떤 정책이 어떠한 효과를 발휘할지 면밀히 분석해 금리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3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다. 실제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4.1% 올랐고 한은이 이날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6.2%를 기록해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 총재는 인상 시기와 관련, "매우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겠지만 속도가 느리다고 느낄 정도로 느리게 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결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렸다면 오히려 '오죽하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렸겠느냐'는 인식을 심게 돼 인플레 우려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3월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증시는 대체로 안정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금통위의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약보합으로 돌아섰으나, 이내 상승 반전해 오전 11시40분 현재 전날 종가 대비 10포인트 넘게 상승한 2019.08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정부가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 뒤, "금리 동결 이후 지수가 빠졌다 다시 반등한 것은 이러한 정부의 생각을 투자자들이 읽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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