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최다 124승, 경험과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일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박찬호 따라잡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례적이다 못해 신기할 정도다. 역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던 한국인 선수들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박찬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정말 높다는 이야기다.

박찬호는 15일 미야코지마시민구장에서 오릭스 버팔로우스 진출 첫 자체 홍백전에 선발 등판했다. 한국 언론은 물론 일본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날 경기에 박찬호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멋진 투구를 펼쳤다.

이승엽과의 제대로 된 첫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박찬호는 1회 8개, 2회 12개 총 20개의 공을 뿌려 당초 예정된 30개 투구보다 적게 던지며 피칭을 마무리했다. 비록 삼진은 없었지만 병살타 1개를 유도하는 등 2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감했다.

일본 언론들은 박찬호의 투구 하나 하나까지 '바를 정'(正)자로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다른 용병들을 제쳐두고 박찬호의 모습에 취재열을 드높였다. 그렇다면 일본 언론은 왜 박찬호에 열광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은 박찬호의 경력과 경험에서 오는 일종의 '존경심'에서 나온다고 설명할 수 있다. 박찬호는 역대 일본프로야구 용병 중 최고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빅리그에서 동양인 최다승인 124승의 기록을 세운 그다.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일본 프로야구팬들에게 설렘과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비록 박찬호가 전성기에 비해 그 구위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관계자는 물론 팬들은 비단 노모 히데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두는 것이 얼마나 큰 노력과 경험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박찬호에 대한 '존중'은 멈출지 모른다.

단적인 예로 만 60세인 후쿠마 오사무 오릭스 1군 수석 투수코치가 보여준 자세에서 박찬호에 대한 존경심을 확실히 엿볼 수 있다. 후쿠마 코치는 지난 미야코지마의 전훈캠프에서 불펜피칭을 마친 박찬호에게 먼저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선보여 한국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본 언론은 후쿠마 코치의 인사를 빅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선수에 대한 존중의 의미라고 풀이했다.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 역시 박찬호의 기량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용병 신분인 그이지만,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이다. 오카다 감독은 "박찬호는 124승을 거둔 투수다. 걱정 없다. 우리는 단지 박찬호가 본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박찬호의 경력과 경험을 높이 샀다.

박찬호의 경력과 경험은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넘어 팀내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 오릭스의 간판타자이자 지난 시즌 홈런왕 T-오카다는 최근 박찬호를 '위대한 선수'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일본 무대가 메이저리그보다 한 수 아래지만,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호의적인 일본 반응을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는 곤란하다. 하지만 박찬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최고의 기량과 성실성이라면 '성공'이라는 기대를 현실로 바꿀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굳어진다. 한국팬들은 물론이고, 일본팬들 역시 박찬호를 연호하는 까닭이다.

'코리안특급' 박찬호. 그 이름 석자의 명성에 걸맞은 활약이 일본에서도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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