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100년을 생각해 본다. 19세말 개화파와 쇄국파의 소모적 대결이후 조선은 외세의 발굽아래 짓밟혔다. 외세의 주인이 번갈아 가며 삼천리 반도를 농락하고 외세의 최후의 승자는 1905년 7월 카쓰라-태프트 밀약에 의해 일본이 한국 지배의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참고>카쓰라-태프트 밀약 1905년 7월 29일 미국과 일본이 일본의 한국 보호권 인정이라는 목적하에 비밀리에 체결한 협약.

이 밀약을 알아차린 조선의 민중은 없었다. 그후 한반도는 외세에 빌붙어 일신의 영달을 위해 사는 매국세력과 언제일지도 모를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민족 독립세력이 정의와 불의의 편으로 나뉘어 자웅을 겨루는 역사로 전변되었다. 그 오욕의 역사가 지금도 청산되지 못한 채 그 후예들이 한판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2007년 대선이 이것의 또 한판의 승부라면 지나친 역사적 과장일까.

대한민국 국민이 국가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밑도 끝도 없는 아전인수 격 불가지론적 대한민국 정체성 논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 이전 저런 소모적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20년 전에 6월 항쟁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과 가치지향에 이미 합의를 한 적이 있다. 대국민 합의각서. 그것은 헌법이다. 130개 조에 이르는 헌법이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이고 가치이다.

한나라당은 오만불손하게도 잃어버린 10년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보아라.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은 이미 20년 전 국민투표를 통해 합의를 했다. 한국 현대사 100년 중 잃어버린 90년을 청산하고 이제 되찾은 10년이 모범답안임을 헌법 전문은 말하고 있다. 김대중 찍고 노무현 찍었던 국민이 결코 잃어버린 10년에 기여한 국민이 아니었음을 이제 우리 스스로 김중 찍고 노무현 찍었던 사람들이 나서서 말해야 한다. “한나라당 당신들은 적어도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다. 당신들은 진정 한국 현대사 잃어버린 90년에 가장 앞장섰던 반역의 지도부의 후예들이다.”라고.

나는 지난 1월 2일 김대중-노무현 연대만이 올 2007년 대선을 해볼 만한 게임으로 규정한 바 있다. 김대중-노무현이 합심해야 그 공간에서 단결의 마당이 열리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다시금 희망의 불씨를 피워 올릴 수 있다.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어 퍽 다행이다. 디테일과 각론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나라당 집권저지-정권 재창출을 통한 올곧은 역사의 연장' 이것의 공통분모를 넓혀 나갈 생각을 중심에 두자.

연일 소통합이 어떻고 대통합이 어떻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떻고 노무현 대통령의 참정포 강연이 어떻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소통의 부재로 언론에 한줄 난 기사로 화약을 만들어 내부에 총을 쏘는 우매함에서 이제 벗어났으면 좋겠다. 불필요한 오해의 증폭을 통한 내부 상처내기와 감정싸움은 백해무익하다. 가장 중요한 진실은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12월 19일 링에 오르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청와대도 이제 12월에 뛸 선수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누구를 확실하게 밀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자기편 예비 선수의 허벅지를 그만 가격해야 한다.

얼마전 이런 광고가 유행했다. 빨래 끝. 그렇다 역사의 얼룩을 이제 2007년 정권 재창출로 말끔히 세탁하자. 역사의 전당에서 헌법 책 앞에 놓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말한다. 총구를 밖으로! 이제 내부 상처내기 끝. 그리하여 역사의 빨래 끝.

정청래/국회의원(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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