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하이드로겔 백으로 가슴확대성형을 했던 환자들의 재검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가슴확대 성형에 사용되는 보형물의 일종인 하이드겔 백은 프랑스 등의 유방보형물 제조사에서 식염수 백의 촉감 저하를 어느 정도 보완해 줄 수 있도록 개발한 것으로, 한때 국내에서도 시장점유율 30~35%나 차지할 정도로 각광받았던 제품이다.

이는 식염수 백에 5%의 다당류를 포함시켜 더욱 점도를 높인 제품으로 촉감상으로 식염수 백보다 자연스러운 장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리콘 백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떨쳐버릴 수 있다는 판단하에 4~5년 전까지 널리 쓰이기도 했다. 하이드로겔 백은 현재 만성독성 실험이 진행되면서 유럽에서도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하이드로겔 백에 담긴 다당류는 농도가 높은 생리적 고장액이기 때문에 내용물이 샐 경우 주변 조직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여 몸이 붓도록 하며, 주변 조직을 녹이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는 만에 하나 새는 경우가 생겨도 인체에 피해가 거의 없는 식염수 백이나 실리콘 백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식염수 백은 혹 누수가 생기더라도 단순히 백의 사이즈만 줄어들 뿐 식염수는 인체에 무해하게 자연흡수되며, 실리콘 백 또한 누출 범위가 피막내에 국한돼 주변 조직으로 스며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하이드로겔은 샐 경우 방치할수록 조직 손상이 커지므로 새기 전에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뿐만 아니라 하이드로겔 백은 구조상으로도 문제를 안고 있다. 주로 텍스처형인 하이드로겔 백은 촉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스무드형에 비해 파손율도 높다. 텍스처형은 표면이 매끈한 스무드형 외피에 까칠까칠한 미세 구조를 추가하여 마사지가 불필요하게 고안되었으나 주변 조직에 유착되어 촉감이 떨어지고 파손율은 더 높아진 것이다. 때문에 보형물 손상 전 교체수술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엠디클리닉에 하이드로겔이 새서 내원한 환자들의 경우 문제가 된 쪽이 부어서 커진 것을 알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반대쪽이 샌다고 믿고 있었다. 수술 소견상 대부분 주변 조직이 괴사되거나 녹아버려 많은 조직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도 복잡해지고 조직의 손실도 초래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보형물은 실리콘 백으로 1962년 개발된 이래 가장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1989년 제기된 유해성 논란으로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리는 바람에 1992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사용승인을 취소하기에 이르렀고 실리콘 백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기게 됐다. 이후로는 주로 식염수 백이 사용됐지만 이는 촉감이 자연스럽지 못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흠이 있었다.

현재 금지된 보형물인 하이드로겔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실리콘 보형물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한때 널리 사용되었던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미국에서 재시판 승인을 얻어 사용중인 실리콘 보형물은 4세대 실리콘 백으로 안정성이 더욱 높아진 코히시브(cohesive)겔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달/엠디클리닉 원장 (542-0081 www.mdclinic.co.kr)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