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폴 스콜스-반 데 사르 백업 요원, 에브라의 후계자 찾기 고심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올 겨울 이적시장을 조용히 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더비에 맞춰 발행된 매치데이 프로그램 '유나이티드 리뷰' 책자를 통해 "우리라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올 여름 이적 시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에드윈 반 데 사르 골키퍼를 필두로 폴 스콜스와 라이언 긱스를 대체할 '젊은 피'로 퍼거슨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파트리스 에브라의 백업 요원 등이 퍼거슨 감독의 영입 리스트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라이벌 첼시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900만파운드를 들여 페르난도 토레스를 영입했다. 또한 맨시티의 시크 만수르 구단주 역시 전혀 돈 씀씀이를 줄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또한, 전통의 라이벌 리버풀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앤디 캐롤과 루이스 수아레스를 영입하며 내실을 다졌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경쟁팀의 전력 보강 속에 맨유의 미래를 짊어질 퍼거슨의 선택을 예상해 봤다.

# 스콜스를 대신할 중원 적임자는?

1974년생으로 올해 37세에 접어든 폴 스콜스의 후계자를 찾는 작업이 한창이다. 퍼거슨 감독은 스콜스의 후임으로 독일 축구의 신성 마리오 고체(19.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미러는 독일 빌트지의 보도를 인용해 퍼거슨 감독이 팀 관계자를 독일로 급파해 고체의 경기력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1m 76cm의 키에 64kg인 고체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고체는 19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창의적 움직임과 높은 축구지능으로 소속팀인 도르트문트의 리그 선두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스웨덴과의 A매치를 통해 독일 축구의 미래로도 거듭났다. 이에 도르트문트가 고체의 이적료로 2000만파운드(약 360억원)까지 끌어 올렸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고체가 맨유의 미래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경험부족이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당장 전력에 큰 도움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주목받는 자원들이 현재 맨유에 속해 있는 미드필더들이다. 안데르손과 마이클 캐릭 그리고 대런 플레쳐와 대런 깁슨이 '포스트 스콜스'의 후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2% 부족한 게 사실. 안데르손은 기복이 심하고 플레쳐와 깁슨에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또한 캐릭 역시 스콜스 정도의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스콜스의 은퇴 시점을 앞두고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2년전 인테르 밀란에 빼앗긴 베슬리 스네이더다. 스네이더 역시 지난해 9월 영국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맨유에서 뛸 기회가 온다면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에서 뛸 기회를 어떻게 거절하겠나"며 맨유 이적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어 스네이더는 "맨유에서 뛸 기회를 포기할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리그 중 하나이기에 그곳에서 은퇴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뛰어봤기 때문에 잉글랜드만 남았다. 잉글랜드로 간다면 맨유에서 뛰고 싶다"며 '맨유 사랑'을 피력한 바 있다. 조건만 맞는다면, 스네이더가 스콜스를 대신해 맨유의 중원을 지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 '금지옥엽' 에브라의 백업은?

퍼거슨 감독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왼쪽 수비수 자원의 부족이다. 현재 에브라가 왼쪽 측면을 든든히 지키고 있지만 그를 받쳐줄 든든한 백업자원에 눈에 띄지 않는다. 에브라는 2006년 1월 현재 박주영이 활약하고 있는 AS 모나코에서 맨유로 이적해 5시즌 동안 맨유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특히 왼쪽 수비수로 매시즌 거의 전경기를 소화하면 맨유의 가장 믿음직한 왼쪽 수비수로 거듭났다.

이 같은 활약에 지난 여름, 레알 마드리드가 에브라에 대한 구애 작전을 펼쳤다. 2012년 6월까지 계약되어 있는 에브라의 재계약 협상이 미지근한 상태로 계속되자 심지어 이적 루머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18일 프랑스 방송사 카날 플러스는 에브라가 맨유와 오는 2015년까지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맨유로서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비록 에브라와의 재계약 성공으로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맨유에 마땅한 에브라 백업 요원이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브라의 백업 요원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레알 마드리드는 수비수 마르셀로에 현금을 얹어 에브라 영입을 시도하고 있기에 에브라를 지키는 것도 퍼거슨 감독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에브라의 백업 후보는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시장에 내놓을 마르셀로다. 맨유 역시 마르셀로의 영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르셀로는 올해 23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클럽 가운데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이다. 에브라의 백업 요원을 넘어 선의의 경쟁자로서 마르셀로만한 카드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금지옥엽' 에브라의 백업 혹은 경쟁자가 맨유에 꼭 필요하다.

# 반 데 사르 떠나는 맨유 골문은 누가?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12월 2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이 반 데 사르의 마지막 시즌이 될지 모른다"라며 맨유 골문의 상징인 그의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로 마흔살인 반 데 사르는 2005년 6월 맨유에 입단한 이후 2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맨유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명수문장이다. 그가 떠나면 맨유로서는 전력에 큰 손실을 입게 됨이 당연하다.

반 데 사르가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친다면, 가장 유력한 후임 후보로 덴마크 출신 골키퍼 안데르스 린데가르트(26)가 떠올라 있다. 덴마크의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뒤를 잇는 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린데가르트는 지난해 11월 이적계약을 마무리짓고 맨유 선수단에 합류한 상태다. 퍼거슨 감독은 반 데 사르의 은퇴를 시사하며 동시에 "내년 초까지 린데가르트의 선수 등록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연습에 참가하고 있는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되찾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맨유는 골키퍼 부분에서 독일 대표팀의 마누엘 노이어(25.샬케04)와 레네 아들러(27.레버쿠젠) 프랑스 대표팀의 휴고 로리(25.리옹) 및 네덜란드 대표팀의 마르텐 스테켈렌부르그(29.아약스)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살케 측에서 '절대 이적 불가'를 천명한 노이어보다는 아들러와 로리, 스테켈렌부르크의 영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에 불참하며 독일의 '넘버 1' 골키퍼 자리를 노이어에게 내준 '원조 넘버 1' 레네 아들러를 눈여겨 볼 만하다. 샬케 04가 강력하게 노이어 이적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2012년까지 레버쿠젠과 계약을 맺고 있는 아들러의 영입은 그리 어렵지 않게 다가오고 있다. 반 데 사르가 떠날 시간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고, 맨유의 골문 앞에 설 주전 수문장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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