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前영사, 규정 어겨가며 부적절한 관계·국가기밀 유출 의혹까지

[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중국 상하이(上海)주재 한국총영사관 출신의 전 영사 3명이 최근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정부 핵심 자료까지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는 8일 상하이 영사관에 근무했던 K전 영사와 P전 영사가 중국인 덩모(33)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영사관 주요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감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K전 영사와 P전 영사는 지난달 23일 불륜관계에 있던 덩씨에게 규정을 어겨가며 한국 관광비자를 발급해 사표를 낸 바 있는 법무부 출신 H 전 영사와 함께 상하이 영사관에 근무했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H전 영사, K전 영사, P전 영사가 모두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주요 자료를 유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뒤 이들의 관계를 입증할 편지와 사진 등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들이 덩씨에게 건넨 자료 중 국가기밀 자료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K전 영사는 덩씨를 H전 영사에게 빼앗기자 복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H전 영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벽보 수십장을 상하이 영사간 인근에 붙이기도 했다.

덩씨에게는 "내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으로 6억원과 제 손가락 하나를 잘라 드리겠다"는 각서까지 쓴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덩씨는 상하이 영사관 출신 영사들에게 상하이 시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상하이 시 정부와 관련된 민원을 손쉽게 해결해 줬고, 이 때문에 문제가 된 영사들이 덩씨와 더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는 덩씨가 국가 정보를 캐내는 일종의 첩보원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우선 K 전 영사와 P전 영사의 소속 부처에 '해당 여성과의 관계가 의심스럽고 공무원으로서의 품위손상이 우려되니 추가 조사를 해서 적절한 인사조치를 해달라"는 감사 결과를 전달했다.

한편 K전 영사와 P전 영사는 덩씨와 친하게 지낸 것은 맞지만 불륜관계는 아니었고, 국가기밀은 유출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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