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의 손녀설에서 '정보 브로커'까지 실체를 둘러싼 논란 계속될 듯

▲한국 외교가를 뒤흔든 '상하이 마티하리' 덩신밍 모습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중국 상하이 한국총영사관은 물론 한국 외교가를 뒤흔든 '상하이 마티하리' 덩신밍 씨의 정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덩 씨는 2001년 한국인 남편 진 모씨(37)와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혼 당시 덩 씨를 자신을 '홍콩의 몰락한 사업가'의 딸로 소개했다.

하지만 총영사관 등 외교가는 덩 씨를 중국 최고권력가 출신으로 믿고 있다. 특히 덩 씨로부터 협박을 당한 K 전 상무관은 "덩 씨가 자신을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 샤오핑(鄧小平)의 손녀라고 스스로 말했다”고 밝혔다.

덩 씨가 상하이 주재 총영사관을 드나들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07년부터로 당시 상하이 당서기였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되면서 태자당의 선두주자 위정성 전후베이 당서기가 신임 상하이 당서기로 선출됐다. 이 즈음부터 덩 씨의 상하이 한국 총영사관 출입이 시작됐다.

덩 씨는 인맥을 중요시하는 중국 사회에서 상하이 시 고위 당국자와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덩 씨는 상하이의 '숨은 실력자'로 대접 받았다. 심지어 덩 씨는 현지 교민사회에서 덩샤오핑의 손녀라는 소문까지 퍼지기도 했다.

덩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외교통상부 P 전 영사, 지식경제부 K 전 상무관, 법무부 H 전 영사 등도 덩 씨가 상하이 정부와 통하는 비공식 라인으로 보고 각종 민원을 부탁해 왔다. 덩 씨는 이들로부터 민원 해결을 해주는 댓가로 대통령 정보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숨은 실력자'로 알려진 덩 씨를 모시기 위한 한국 기업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회사 '스킨푸드'는 2009년 5월 덩 씨를 고문으로 위촉하고 고문료 85만 위안(한와 약 1억 4400만원)을 비롯 지난해 7월에는 90만 위안(약 1억 53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덩 씨가 과대 포장된 '정보 브로커' 내지는 한국의 정보를 중국측에 넘겨주는 사실상의 스파이 역할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덩 씨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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