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 '뷰티풀 풋볼' 맞대결에서 아스널에 완승!

[투데이코리아=심재희 기자] 16강 1차전에서 아스널이 승리하면서 '혹시' 하는 시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역시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였다. '뷰티풀 풋볼'의 맞대결. 바르셀로나가 아스널을 꺾고 '뷰티풀 풋볼의 지존'임을 입증했다.

바르셀로나는 9일 새벽(한국시간) 홈구장 캄프 누에서 펼쳐진 아스널과의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아스널을 압도했다. 리오넬 메시는 명불허전이었고, 그를 중심으로 펼치는 패싱게임은 '예술' 그 자체였다.

축구에서 비슷한 스타일의 팀이 만날 때, 어떤 팀이 자신의 색깔을 더 잘 살리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주무기 대결에서 이겨내야 승리할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아스널은 스타일 싸움에서부터 지고 들어갔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택한 수비 지향적인 전략은 아스널의 색깔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엉덩이를 뒤로 뺀 아스널을 상대로 빠른 패스워크를 활용한 '뷰티풀 풋볼'을 마음껏 펼쳤다. 총 17개의 슈팅(유효슈팅 10개)을 상대 골문을 향해 퍼붓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점유율의 제왕답게 68-32로 볼 점유율의 우위를 점했고, 옐로 카드와 레드 카드도 하나도 받지 않았다. 반면에 아스널은 노란카드 5개와 빨간카드 1개를 받으면서 '뷰티풀 풋볼'을 추구하는 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위기 관리능력도 뛰어났다. 바르셀로나는 뜻하지 않는 위기를 맞이했으나 침착하게 페이스를 잃지 않고 다시 승기를 잡고 승전고를 울렸다. 후반 초반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자책골로 2골이 더 필요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다. 서두리지 않고 서서히 아스널을 압박해 나갔고, 결국 사비 에르난데스와 메시의 연속골을 묶어 승리를 챙겼다. 로빈 반 페르시의 경고누적 퇴장 악재를 맞이하면서 급격하게 무너진 아스널과 확실한 대조를 이뤘다.

792-199. 이날 두 팀이 기록한 패스 숫자다. 바르셀로나가 아스널보다 4배 이상 많은 패스를 주고 받았고, 성공률에서도 84-59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800번에 가까운 패스를 기록하면서 바르셀로나가 범한 파울은 8차례에 불과했다. 아스널도 그리 많지 않은 19개의 파울을 기록했지만, 바르셀로나의 '미친 패스워크'와 깔끔한 플레이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세부기록으로 봐도 바르셀로나의 뷰티풀 풋볼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우리는 유럽 최고의 팀에게 끔찍한 패배를 당했다. 우리는 탈락했지만, 바르셀로나를 직접 상대 해봐야 그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빈 말은 잘 하지 않는 벵거 감독이 바르셀로나전 패배 이후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뷰티풀 풋볼을 추구하는 아스널의 수장도 바르셀로나가 뷰티풀 풋볼의 지존임을 확실히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는 인테르 밀란(인터밀란)의 '안티 풋볼'에 가로 막히면서 우승의 꿈을 접었다. 이번 시즌에도 바르셀로나를 만나는 팀이 '안티 풋볼'로 승부를 걸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뷰티풀 풋볼로 유일하게 맞불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아스널 역시 꼬리를 내리는 모습에서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과연, '뷰티풀 풋볼의 지존' 바르셀로나의 질주를 어떤 팀이 멈추게 할 수 있을까.

꼬리말) 그나저나 이탈리아가 난리가 났다. 유로파리그 32강전에서 전멸하더니,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도 '대몰락'의 분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AS 로마가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완패하면서 먼저 자존심을 구겼다. '밀란 형제' 인테르 밀란과 AC 밀란 역시 홈에서 먼저 1패를 당한 상황이라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UEFA 리그랭킹 4위 추락의 분위기와 맞물려 이탈리아 클럽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