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유전 10억배럴 확보, 3개 미개발 유전 독점권 보장

[투데이코리아=조정석 기자]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역대 사상 최대규모의 유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부다비는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많은 매장량을 지닌 지역으로 세계 매장량의 57%를 차지한 중동 지역에서도 가장 우량한 유전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지식경제부는 13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UAE정부와 아부다비 대형 유전의 석유가스분야 개발에 관한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또 UAE 아부다비 지역내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독점적 권리를 보장하는 조건 계약을 체결했다. 지경부는 이같은 2건의 MOU 체결을 통해 우리나라가 향후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UAE 아부다비에서 확보할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아부다비 유전에서 최소 10억배럴 이상 확보를 목표로 현 정부 출범이전 4%대에 머물던 국가 석유가스 자주 개발률을 15% 수준까지 제고시킬 계획이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수급이 불안해진 국제 원유시장에서 종전보다 좀 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부다비 유전은 현재 이미 안정적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으로 수년간 탐사를 거쳐 탐사 후에도 매장량이 없거나 채굴이 힘든 탐사유전의 리스크가 없어 향후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아부다비 전체 매장량은 약 1000억배럴로 이 가운데 1%만 확보해도 약 10억배럴 상당의 매장량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유가 수준을 적용할 경우 10억배럴은 약 110조원에 달한다. 또 아부다비 원유 600만배럴을 우리나라 비축시설에 무상으로 저장하고 유사시 우리나라가 사용토록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별도의 예산없이 전략 비축유 구매비용(약 7000억원)을, 아부다비 정부측은 저장비용을 각각 절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아부다비 정부는 향후 증산되는 아부다비 원유 중 일일 최대 30만배럴까지 우리나라가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정부는 이번 MOU 내용을 2012년부터 구체화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와 한국석유공사를 중심으로 후속협력과 협상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MOU는 기한이나 상한선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우리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내년 이후 지속적인 유전 확보도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신속한 후속 협상과 협력을 통해 MOU 내용을 내년 중으로 확정하고 UAE 유전 진출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미개발 유전 3곳에 대해서도 주요 조건계약서(HOT·Heads of terms) 형태로 한국의 독점 권리를 확정하고 향후 후속 협상과 본계약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3개 유전(미개발)은 총 5억7000만배럴 규모의 발견원시부존량이 이미 확인된 곳으로 석유공사의 1차 기술평가를 마쳤다. 또 3개 미개발 광구의 가채매장량은 약 1억5000만~3억4000만배럴로 3개 광구만으로도 기존 최대 매장량인 1억배럴을 넘는다. 종전 우리나라가 보유한 최대 원유 매장량은 베트남 15-1광구로 약 1억배럴 규모였다.

정부는 이번 HOT 체결을 계기로 추가로 기술평가와 세부 상업협상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후속절차를 거쳐 최종 개발계획과 상업조건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중으로 본계약을 체결한 뒤 이르면 2013년부터 최대 일산 3만5000배럴 규모의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주요 조건계약서에는 3개 광구에 대해 우리나라가 최대 10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해외 유전에 대한 독자 개발이 처음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해당 광구에서 생산되는 원유 중 우리측이 보유한 물량은 유사시 전량을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에너지 수급 위기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UAE 아부다비 지역은 1930~40년대에 진출한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고 1970년에 진출한 일본 등 극소수 국가 석유 메이저들만이 현재 진출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이번 UAE 아부다비 유전 진출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유전 확보로 이어짐에 따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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