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구단 의식변화와 적극적인 마케팅, 성공시대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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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올 시즌 350만 관중을 선언한 K-리그가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K-리그 2라운드가 펼쳐진 12일과 13일 양 일 간에 걸쳐 17만 9938명이 축구장을 찾았다. 구장 당 평균 2만 2492명의 관중이 들어선 것이다.

대전과 서울이 맞붙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3만 2340명이 입장해 이날 열린 경기에서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으며, 성남과 전북의 경기가 열린 탄천종합운동장에는 9571명이 모여 가장 적은 관중수로 편차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개막전에서 총 19만 3959명의 관중수를 기록하면서 개막전 최다 관중을 돌파한 기세가 2라운드에도 고스란히 이어져 희망의 빛이 환하게 비치고 있다.

그 동안 한국 축구는 국제 경기에서 팬들의 큰 인기를 얻어 왔지만 그 뼈대인 K-리그는 흥행과 거리가 멀었다. 최근 축구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그 저력이 발휘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인기가 끝까지 이어질지 큰 관심이 모아진다.

K-리그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관행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사랑 없이는 존재가치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팬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선수들과 감독은 미디어와 친숙하지 않았다. 경기 전후 인터뷰나 취재 등을 꺼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미디어와의 만남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연적으로 팬들이 K-리그와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고 정보도 부족해질 수밖에 없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 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차두리와 기성용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팬들과 공유하고 있다. 해외파 선수들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꾸준히 프로모션 하면서 현지에서 자신과 축구를 알리고 있다. K-리그 구단들도 스타 선수들을 발굴하고 스스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K-리그 구단들의 태도는 예전과 비교해 크게 바뀌어 고무적이다. 2라운드를 앞두고 구단별 마케팅 계획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관중몰이에 큰 기여를 했다. 앞서 K-리그 구단들은 선수영입 등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마케팅에서는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구단들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크게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성남은 선수들의 발 사진을 게재하고 이를 맞히는 네티즌에게 축구화를 선물하는 기발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대전과 인천은 승용차를 내거는 통큰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또한, 수원은 경기장 내 수영장 신설과 여성 파우더룸을 설치해 팬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축구팬들의 즐거움은 늘어났다.

K-리그의 흥행을 위해서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스포츠와 팬을 연결하는 통로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다. 그 가운데 TV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과 케이블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이유로 K-리그의 고정 편성을 기피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해 K-리그는 지상파 방송사 KBS, SBS와 각각 1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으나 MBC는 중계권을 포기해 난항을 겪었다. 이처럼 방송사가 시청률에 목을 매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K-리그의 인기 가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구단과 미디어가 힘을 합쳐야 K-리그 발전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승부에만 집착해 팬들이 경기장을 찾든 말든 나몰라라 하는 구단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팬들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기반이 다져지고 있으며, 선수들과 감독의 의식변화가 일어나면서 이제는 K-리그의 흥행이 멀게만 보여지지 않고 있다. 이런 관심이 미디어의 힘과 결합되어 더 큰 파괴력을 지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전과는 확 달리진 K-리그. 시즌 초반 반짝 인기가 아닌 시즌 막판 함박웃음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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