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조건 = 웰라운드 + 신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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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브라질이 낳은 최고의 파이터 마우리시오 '쇼군'이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쇼군은 20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UFC 128'의 메인이벤트에서 신성 존 존스에게 무기력하게 패배하면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넘겨줬다. 챔피언에 오른지 11개월. 쇼군은 1차 방어전에서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타격, 그라운드, 주짓수 등 어느 부분에서도 이전의 쇼군답지 못했다.

쇼군은 UFC에서 가장 강력한 스트라이커로 꼽힌다. 마크 콜먼을 시작으로 척 리델, 료토 마치다 등 UFC의 거물들을 차례대로 격파하면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상대를 일격에 쓰러뜨리는 능력은 타의 추정을 불허했다. 이런 쇼군을 제압한 사나이가 등장했다. 바로 신예 존 존스. 존스는 너무나도 여유 있게 쇼군을 제압하면서 헤비급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쇼군의 완패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올까. 쇼군은 2002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2006년 프라이드 시절 절정의 기량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숱한 강자들을 제압해 왔다. 그러나 신예 존스의 등장은 경험과 노련함이라는 격투기의 필수 덕목을 무색하게 했다.

쇼군은 타격과 주짓수, 그라운드 등에서 완벽한 올라운드 파이터다. 존스 역시 레슬러뿐만 아니라 긴 리치를 활용한 펀치와 팔꿈치 공격이 위력적인 파이터다. 두 선수 모두 올라운드 파이터지만 신체적인 부분에서는 존스가 쇼군을 압도한다. 194cm 93kg의 존스는 리치가 무려 214cm에 달한다. 쇼군보다 24cm나 길다.

과거 타격에만 특화된 파이터들은 그라운드와 타격이 고르게 발달한 웰라운드 파이터들에게 몰락 당했다. 그러나 이제는 신체적인 부분도 필수조건이 됐다. 존스의 존재가 그 점을 대변한다. 신체적인 조건이 불리하면 상대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이는 체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체 조건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황제' 예밀리아넨코 효도르는 자신보다 월등히 큰 파이터들을 쓰러뜨리는 환상적인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앞으로 이런 경기들을 접할 수 있을까. 네임밸류, 성적 등으로 경기 승패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질 만큼 현재 파이터들의 능력은 상향평준화 됐다. 비슷한 수준의 파이터들에게 체격은 점점 더 필수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쇼군의 충격적인 패배. 웰라운드를 강조하던 시기에서 체격이라는 조건이 더해져 격투기 무대의 판도가 바뀌어가고 있다.

<도움말 : 이동기 해설위원. 사진=셔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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