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사건과 언론보도' 긴급토론회서 밝혀…"진실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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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강주모 기자] 최근 故장자연 편지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해 '허위'로 드러나면서 소강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장자연 사건'과 언론보도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인삿말을 통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진실을 드러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며 언론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장자연 사건의 진실이 또 묻히고 있다. 그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 큰 과제를 남겼다"며 "그것은 사회지도층이라는 포장 뒤에 숨어 약자를 억눌러온 비뚤어진 권력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 옹호라는 가치를 다시 세우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몸도 영혼도 처절하게 유린당해야 했던 한 여성의 절규를 우리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진실이 밝혀지길 간곡히 바란다. 검은 권력집단의 단죄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차장은 발제문을 통해 "언론은 왜 이렇게 장자연 씨 사건보도에 소극적이냐"며 "국과수가 편지의 필체가 장 씨의 것과 다르다는 감정결과를 발표했는데, 편지의 필적과 전 씨의 필적을 비교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BS 보도는 결과적으로 오보가 되었지만, '장자연 편지'가 담고 있는 내용의 개연성보다 시민들이 2009년 경찰수사결과를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차장은 이어 "당시 경찰은 장 씨의 죽음을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결론 내리고 그가 성상납 강요의 고통 등을 담은 '문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그는 "대부분의 언론들은 '실체적 규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2009년 경찰수사의 부실수사, 경찰의수사 상황과 여전히 남는 의문들은 철저히 수사해야 하며 여성 연예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영순 전국여성위원장은 "2009년 성접대에 연루된 사람들 중 두 명만 처벌되면서 사건 대부분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된 것은 문제"라며 "장자연 사건이 언론 보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특검 도입을 통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노예계약 금지, 스폰서를 통한 성상납 강요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여성 연예인의 인권이어야 한다"며 "친필 여부나 성접대 의혹의 규명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접대의 관행'이 인권을 침해하는 '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유창선 시사평론가, 이영순 민노당 최고위원,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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