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근혜 대선캠프 홍사덕 선대위원장

온화한 이미지에 차분한 말투, 그러나 그 뒤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사를 치를 정도의 강단이 숨어있다.

홍사덕 전 의원은 군사정부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운동에 투신, 이후 장관과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야인으로 돌아갔다가 이번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의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이 됐다. 선거총책임자로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한 홍 전 의원의 포부와 2007년 대선판을 바라보는 정치적 식견을 들어본다.

-범여권 통합을 둘러싸고 제3지대 신당론 열린우리당 제2탈당사태 등 많은 소란이 벌어지고 있다. 범여권통합에 대한 전망은?

▲다단계 통합이 될 것이다. 지금 이미 내부로부터 나뉘어져서 각각 자기들이 모을 수 있는 표를 열심히 모으고 있지만 결국 토너먼트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최종단계에서는 노대통령이 온갖 위법적인 활동을 하면서 모은 자신의 지지 세력을 단일후보에게 보태주는 것으로 완결이 될 것으로 본다.

-박근혜 전 대표캠프에 합류해 정계로 복귀했다. 합류를 결심한 계기는? 그리고 지금의 각오를 들려달라.

▲박대표는 사 세 가지, 즉 私, 詐, 邪가 없는 분이다. 진심으로 통일이 될 때까지는 이런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연속적으로 이끌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왔다.

-이명박 전 시장측을 7월이면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근거나 방법에 대해서 언급해 달라.

▲정확하게 7월 중순까지는 역전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미 두차례의 TV정책포럼을 통해서 국민들은 박후보의 진실성, 성실성을 다른 후보와 비교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 지지율이 불과 6퍼센트로 거리가 좁혀졌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여권후보단일화 때문에 본선에서 이런저런 개인적인 허물이 나오는 후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박후보에 대한 지지는 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정치를 시작한 후 가장 큰 보람은? 그리고 가장 크게 좌절했던 적은 언제였나?

▲이 일은 참 잘했다 자랑스러웠던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김영삼 대통령을 모시고 정무장관으로서 공정한 대선을 치뤘던 것이 생각난다. 그리고 오래 전이지만 82년도 군부의 위세가 등등하던 시절, 국방비에 대해 과감히 예산삭감을 요구했던 일이다.

후회되는 일은 아니고 고통스러웠던 때는 있었다. 신민당 창당 당시 내가 거기에 동참을 했고 그래서 현역의원이면서도 모 수사기관 지하실에 끌려갔었다. 당시에는 정말 참혹했지만 후회는 없다.

-노 대통령 탄핵에 관해 지금도 소신의 변화가 없으신지?

▲다시 똑같은 일이 이뤄져도 '단호하게' 탄핵할 것이다.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있다는 것은 정치발전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조순형 선배나 박관용 의장 등 저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지 않나.

-대선후보와 도덕성의 함수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선에서 겪은 것도 그렇고 본받을 만한 나라에서 나타나는 전례도 마찬가지지만 국민이 용서하기 어려운 허물을 가진 사람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는다.한나라당으로서는 10년동안 별러온 정권교체인데 그런 낭패를 겪지 않으려고 경선과정에서 모든 것을 살피고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후보들이 약속한 것이다.

(다만) 정책검증이든 개인도덕성에대한 검증이든 언론이 주도하는 것이 정도이다. 최근에 언론이 활발하게 그리고 공정하게 검증활동을 벌인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명박 전시장의 주가조작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 진보진영이 이명박 죽이기를 통해 본선에서 박전대표와 맞붙기로 '작전변경'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는지?

▲글쎄, 정권교체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온갖 책략을 다 쓰겠지만 어떤 의혹을 제기하든 성실하게 답변을 해서 국민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경선과정에서 틀림없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를 가려낼 것이고 본선에서는 그런 적당한 후보를 방어해줄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전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이명박 전시장에 대한 의혹검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이 전시장 쪽에서는 네거티브전략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검증'과 '네거티브'가 사실 동전 앞뒷면과 같은 게 아닌지. 이 검증 문제에 대해서 홍 전의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검증과 네거티브......정책검증이든 개인검증이든 언론이 주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당에서 검증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드는 바람에 언론이 잠시 검증활동에 주춤했지만 이미 그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원이나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모든 후보들이 언론의 이와 같은 검증활동에 적극 협력해서 자신의 철학이나 살아온 족적을 드러내 보이고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치열할수록 국민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터이고 여권이 후보단일화를 하고 노대통령이 표를 보태주는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언론에 의한 후보 검증을 강조하시지만, 사실 박근혜 전 대표측 이명박 전 시장측이 서로 검증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리가 많다. 박 전 대표측에서는 저쪽 캠프에 대한 검증을 전혀 준비하지 않고 제 3자인 언론에 일임한다는 것인가?

▲우리 능력으로는 사실 (상대후보에 관한 검증이란 게) 불가능하다. 수천명의 준재들이 치열한 취재활동을 통해 정보를 얻는 언론기관이 검증을 하는 게 순리지, 불과 100여명 남짓의 이 캠프 인력으로 상대후보 검증을 할 수 있겠나. 우리 캠프가 축적한 상대측 검증자료는 없다.

-공식 캠프의 계선조직이 아닌 외곽조직, 즉 별동대가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는 것이다.

▲가끔씩 이런저런 제보전화가 오지만 워낙 황당한 얘기거나 신원을 밝히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아예 취합할 가치도 없는 그런 것들이다.

-한나라당을 탈당,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 선출규정 34조 등에 의하면 당원이 아니면 선거활동을 할 수 없다고 하고,바로 이 점을 이명박 캠프에서 문제삼고 나섰다. 당차원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아직 결론이 안 나는 문제로 안다. 이에 대해 당사자로서 입장은?

▲어떤 결론이 나는지 지켜보자.

-반복되는 질문이지만, 공식캠프가 아닌 외곽조직으로서도 이명박 전 시장 검증 준비조가 없는 것인가?

▲검증인력은 정말 없다. 박대표가 그런 것을 워낙 싫어한다. 그리고 국민들도 박 대표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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