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여러 대권 후보들이 저마다 출사표를 속속 던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철학관이나 점집이 때 아닌 선거특수를 누린다고 한다. 실제 출마후보자가 찾기보다는 어느 후보에게 줄을 설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줄을 이어 유명 역술인의 집 문턱이 닳기도 한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 둔 해는 우리 사회의 유명 역술인들이 저마다 대통령이 될 인물에 대한 예언을 내 놓는다. 언론에서도 유명 역술인들의, 예언을 앞다퉈 다루며 흥미를 유발시킨다.

역술인들 중에도 유명 정·재계 인사들의 단골집이라고 홍보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위해 역술인들을 가까이 하며 그들에게 늘 자문을 구하는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대권후보들은 종교에 관계없이 대체적으로 큰 일을 앞두고 역술인들의 역학풀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은근히 그 말을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올 초에 역술인들이 내 놓은 예언 중 일부는 음의 기운이 강해서 여성인 박근혜 전 대표가 올해 대권을 쥘 것이라 했고, 또 한편에서는 물의 기운이 모이는 형국이 돼야하므로 물기운이 많은 이명박 전 시장이 대권을 거머쥘 것이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역술인은 손학규 전 지사에게서 대단한 기운을 느꼈다며 손 전 지사를 하늘이 내려준 인물이라 한다. 군소 후보들 주변에도 역술인들이 하나 둘씩 포진하고 있는 형국이다.

역술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 대권에 출마했다는 후보도 있다. 한 역술인은 이렇게 말한다. 역대 대통령 중 총 칼을 들고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다 내륙지방 출신이었다.

그러나 순조로운 정권교체를 이룬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까지 다 바닷가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도 바닷가지역 출신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그들 중 누가 대통령이 된단 말인가?

또 한 역술인은 태백산의 신령한 분의 말을 전하며 어떤 특정 후보가 꼭 대통령이 돼야만 국태민안(國泰民安)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 후보를 찾아가 지지하고 돕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큰 일을 앞 둔 주자들은 한 편의 불안심리에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역술인들 한 둘 쯤 주변에 포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연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한 역술인은 후보들의 집터를 보면 대권을 쥘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며 대권후보들의 집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가 후보들의 집터를 보고 누가 대권을 쥘 것인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모른다.

대선은 출마한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통해 국가를 위한 올바른 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역술인들의 '예언 경쟁'은 하나의 흥미로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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