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 막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각축장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4·27 재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레임덕 위기에 몰린 이명박 정부의 향후 국정 운영의 향배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체제 및 손학규 민주당 대표체제의 거취 등을 점칠 수 있는 이번 재보선은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과 경기 분당을 및 전남 순천·화순과 최대 흥행카드로 꼽히는 강원지사 등 국회의원 3석과 광역자치단체장 1명, 지방자치단체장 1명(전남 화순군수) 등 총 5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거구는 바로 '노풍의 근원지' 김해을이다.

# 부활의 아이콘, 김해을

노풍의 근원지인 경남 김해을에 한나라당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낙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히든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김해을 선거를 통해 추락한 명예를 되찾음과 동시에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혹시 불지도 모를 노풍의 차단을 통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대권가도가 점쳐지는 가운데 국민참여당은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를 통해 김해을에서 부활을, 민주당 역시 김해을 지역 승리를 통한 친노진영 끌어안기 등 김해을은 여·야 모두에게 부활의 아이콘이다.

# 노풍을 둘러싼 동상이몽

'노풍' 일으키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대결로 압축되는 김해을 선거의 핵심은 역시 노풍이다. 지난해 7·28재보선과 2009년 10·28재보선 당시 노풍의 위력을 실감한 한나라당은 김태호 카드를 통해 노풍의 차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권 단일화 바람과 지역적 특성상 쉽지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을 승리를 발판으로 원내 정당 진입과 대권경쟁을 노리는 국민참여당으로서는 노풍은 당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특히 최근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이탈로 친노진영이 분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노풍이야말로 친노진영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야권연대 협상과 대권경쟁에서 친노진영은 반드시 함께 가야할 필수불가결의 동반자다. 때문에 이번 4·27 재보선에서 친노 적통성을 놓고 참여당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김해을, 향후 정국의 신호탄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김태호 전 경남 지사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김해을에서 승리할 경우 노풍의 중심지에서 거둔 값진 승리로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 개인적으로도 총리 청문회에서 추락한 위신을 회복하고 대선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

지역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야권 단일화 실패 등의 이유로 김해을에서 민주당 내지는 참여당이 패배할 경우 각 정당의 지도부는 극심한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여당은 원내 정당 진입과 대권 경쟁의 구심점을 잃으며 표류할 가능성마저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반면 한나라당이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은 노풍의 향방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그에반해 민주당의 친노진영 끌어안기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참여당 역시 김해을을 중심으로 친노진영 세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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