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자키균 파문부터 이물질·벌레 검출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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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유업계가 세균 파동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남양유업 제품은 과연 믿을 수 있나"라는 의문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김용환 기자] 최근 매일유업 분유의 황색포도상구균 검출 논란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안전성 문제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매일유업과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남양유업 제품은 과연 안전한 것인가”라는 의문들이 나오고 있다.

분유업계의 특성상, 세균 검출에 따라 실적의 변화가 요동쳤던 사례가 많았다. 실제, 지난 2006년 남양유업의 사카자키균 파문 이후 남양유업의 매출은 급락한 바 있으며 2010년 매일유업 대장균 분유 사건 역시, 매일유업 실적의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즉, 국민들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특성으로 인해 한 기업의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경쟁 업체로 옮겨가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이에 남양유업 제품의 매출 급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과연, 남양유업은 믿을 수 있나”라는 의문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남양유업이 분유업계 세균 파동의 한 획을 그었고 그간 이물질 함유 파동의 상당한 경력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분유는 성인이 아닌 영유아들이 먹는 제품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잊을 만하면 또다시 분유 제품의 위생 문제가 터지기에 본지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남양유업 제품의 위생 문제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 분유 세균 파동 역사의 중심...2006년 남양유업 사카자키균 파문
남양유업 “사카자키균 완전 제거 성공”…정말 그럴까?

학교 급식 식중독 파문 등으로 먹을거리 공포에 휩싸였던 2006년, 남양유업의 조제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처음 검출됨에 따라 남양유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006년 9월 남양유업의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발견돼 해당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시중에 있는 제품을 자진 회수토록 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것은 남양유업의 제품이 처음이었다.

사카자키균은 대장균군의 일종으로 감염될 경우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으며 치사율이 20∼50%에 이른다. 이 세균은 6개월 미만의 영유아 중 면역결핍 영아나 태어난 지 28일이 안 된 영아,2.5㎏ 미만의 저체중아 등에게 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양유업이 자랑하는 최고급 분유인 ‘프리미엄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아기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보도에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충격에 빠졌다.

물론, 남양유업은 사카자키균 파문을 극복하기 위해 2007년 1월 무균화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카자키균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검역원 관계자는 “완전 차단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이 같은 주장을 믿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남양유업 제품의 세균 검출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해 8월에는 소비자를 위한 시민의 모임 측에서 남양유업에서 생산하는 분유의 ‘남양아기사랑 수 1단계’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또한 남양유업 제품의 이물질 검출과 세균 파동으로 불신을 갖고 있던 찰나에 아기용 특수분유 ‘호프닥터’ 의혹도 제기됐다. 내용은 이렇다. 남양유업발(發) 세균 파동으로 식약청이 사카자키균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나서게 됐다. 식약청이 9월22일 영유아 이유식을 대형마트에서 수거하던 날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인 ‘호프닥터’를 대형마트에서 대거 수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형마트 직원들도 “남양유업 판매원들이 직접 나서 호프닥터를 대거 수거했다”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게다가 전국 매장에서 하루 평균 200여개가 팔리던 호프닥터가 이날에만 680여개나 판매됐다.

남양유업 제품인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기에 남양유업 제품을 두고 벌어진 이 같은 현상은 세균 검출 의혹을 충분히 받을 만했고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게다가 남양유업의 도덕성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 계속되는 남양유업發 이물질 검출 의혹

이후에도 남양유업에서 생산한 제품의 안전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2008년 초에는 대형 할인점에서 유통된 1회용 조제분유 스틱 제품을 섭취한 영아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원은 스틱 분유를 섭취하고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접수됐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해에 한 소비자 제보 전문 사이트에 남양유업 아기용 이유식 맘스쿠킹 ‘전복과 영양쌀죽’에서 생선뼈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호프닥터’에서는 벌레가 파 놓은 듯한 정체 모를 구멍까지 발견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사카자키균 검출로 한바탕 홍역을 겪었던 남양유업이지만 이 같은 위생사고 의혹이 끊임없이 터진 것이다.

이에 남양유업을 향한 여론의 지탄이 쏟아졌지만 2009년에는 벌레 검출 사건이 발생,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2009년 5월, 남양유업 고급 분유인 ‘임페리얼드림XO(3단계)’ 제품에서 벌레 유충이 검출, 당시 이 제품을 섭취한 11개월 된 유아가 설사와 고열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는 등 남양유업 제품의 위생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 방사선 쬔 이유식 파문

최근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 인근 마을의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평소보다 높게 배출되면서 식품과 식수로 번지는 방사능 오염으로 식탁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당국과 전문가들은 “임산부와 어린이 등 방사성 물질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는 이들이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일본에서는 방사성 식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009년, 이유는 다르지만 영유아가 섭취하는 분유에 방사선을 쬔 원료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남양유업의 ‘남양 키플러스 바닐라맛’을 포함한 4개 제품에 이유식 제품 제조과정에서 방사선을 쬔 원료가 사용된 것이다.

식품의 기준과 규격에 따르면 다른 가공식품과 달리 유아식품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유식에는 방사선을 조사한 원료를 쓸 수 없게 돼 있다. 식품규격의 국제 조화를 위한 기구인 코덱스도 영유아의 완전한 영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영유아식에 방사선 조사된 원료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식약청 조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방사선을 많이 쬐면 인체에 해로운 ACB(Alkyl Cyclobutanone)가 생성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조사는 식중독균 제거와 곰팡이·해충 등 병충해 방제 목적으로 전 세계 52개국에서 250여 식품품목에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국내에서 방사선 조사가 허용된 식품은 감자, 양파, 건조 채소류, 마늘, 된장, 고추장 등 26개 품목이다.

영유야의 건강을 생각했다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 소비자는 뒷전이던 남양유업...업계 선두 역할 제대로 할 수 있나?

남양유업은 1960년대 유아용 조제분유를 생산하면서 현재는 유제품, 음료, 커피 등을 생산, 가공, 판매하는 전문가공업체다.

남양유업은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갖고 있고 실제 분유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남양유업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자사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손으로 만든 것을 먹이겠다는 사명감과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남양유업의 발전이) 가능했던 일이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남양유업이 보여줬던 여러 가지 모습은 분유업계 1위 기업의 모습이 아니라는 주장이 많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소비자 불만사례 가운데 이물질 발견사례 1,381건을 분석한 결과 78건을 기록,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매일유업과는 겨우 1건 차이로 3위를 기록했으며 벌레의 유입건수에서는 업계 공동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남양유업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최근 세균 검출 파동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쟁사 매일유업의 분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새 것으로 교환해준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만약,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라이벌 기업의 악재를 자사 영업에 활용하는 행태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광고에서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문구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자사의 다른 제품에는 카제인나트륨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는 대목인 것이다.

게다가 남양유업은 세균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소비자 항의에는 무책임한 대응을 하기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따라서 아이엄마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 등에는 남양유업의 여러 문제들을 지적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영유아 제품의 안전성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본지에서 과거 남양유업의 세균 검출 사례를 남양유업 관계자에게 문의하자 “왜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느냐”라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매일유업 제품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정되든 반사작용으로 인해 남양유업 제품의 매출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 제품의 위생문제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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