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Win'하는 스포츠 구단과 예능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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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프로야구와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둘의 궁합은 딱 맞아 떨어졌다. 지난 2일 '무한도전'의 전국 시청률은 AGB 닐슨 집계결과 14.8%를 기록했다. 전 방송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동시간대 예능프로그램들 가운데 굳건히 1위를 지켜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타인의 삶' 코너가 전파를 탔다.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었다는 정준하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으며, 연예인이 꿈이었다는 넥센의 이숭용은 '무한도전' 멤버로 활약했다.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는 무한도전의 기획에 맞게 두 사람은 변신을 시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넥센 히어로즈와 '무한도전'의 조합은 절묘했다.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600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한도전' 역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둘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만났고, 시청자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야구팬들은 '무한도전'으로 인해 넥센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더그아웃 안에서 선수들의 분위기를 관찰할 수 있었고, 밥은 어떻게 먹는지 몸은 어떤식으로 푸는지 등 야구장이나 프로야구 중계에서 볼 수 없는 소소한 부분들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매개체는 정준하였고, 그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정준하는 '한' 연예인 야구단 주장을 맡고 있을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 야구를 잘 알고 선수들과도 친분이 두터웠기에 넥센 선수로의 변신이 가능했다. 정준하 개인적으로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시범경기였지만 정준하가 프로 무대에 섰다는 것은 모든 야구팬들을 대변했기에 감동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이날 정준하는 기아의 신인 투수 심동섭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6구째 직구를 커트하는 실력도 뽐냈다. 끝내 정준하는 7구째 몸쪽 직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영화처럼 홈런이나 안타는 없었지만, 정준하는 열정과 의지로 '무한도전'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구단들의 협조도 눈에 띈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대비해 선수 한 명, 한 명을 평가하는 중요한 자리다. 비록 한 타석이지만 야구선수가 아닌 연예인을 세운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등록되지 않은 선수가 경기를 뛴다면 몰수패가 선언된다. 넥센의 상대팀인 기아 타이거즈에게도 협조를 구해야만 한다. 두 구단은 모두 'OK' 했다. 구단들이 팬을 먼저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넥센과 기아가 '무한도전'을 통해 야구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물한 것이다.

넥센은 미디어를 통해 충분한 홍보효과를 누렸으며 '무한도전' 역시 그 안에서 큰 감동을 만들어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스포츠 구단과 예능프로그램이 서로 '윈-윈' 하는 좋은 그림이 그려졌다. 앞으로도 스포츠 종목과 예능프로그램이 이번처럼 '윈-윈' 하는 모습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무한도전과 프로야구가 보여준 '찰떡궁합'의 모습이 간간이 펼쳐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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