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180일 전을 앞두고 6월 셋째 주는 김두관을 포함한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진 한 주였다. 열린우리당에서만 18일에는 김두관과 한명숙 전 총리, 19일에는 이해찬 전 총리의 출마선언이 이어졌다.

그러나 범여권은 대선후보들이 서로를 검증할 무대가 없다. 대선후보는 즐비한데 후보들이 어떤 생각과 노선을 가지고 정치를 해왔는지에 대해 국민이 알 방법이 없다.

국민과 지지자들은 후보들이 전하는 말과 언론보도를 제외하고는 비교검증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아직 당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사각의 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보검증이란 후보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검증, 그리고 후보 상호간 검증이 존재한다. 전자는 일상적 검증의 영역에 속하고, 후자는 선거국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검증의 영역이다. 따라서 후보상호간 검증이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쟁점을 분명히 하는 효과가 크다.

후보 상호간 검증은 대선후보에 대한 후보 개인에 대한 검증뿐만 아니라 정치역정과 정치기반, 정치행위 등에 대한 포괄적 종합적 검증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혹자는 후보간 검증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네거티브이기 때문에 가급적 같은 당내에서 원만하게 치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은 기득권을 보유하고 있거나 표피적인 지지율에서 앞선 후보진영의 사람들이다. 검증을 회피함으로써 자신을 숨기려는 것이다.

검증없이 상징조작으로 선출된 후보는 본선경쟁력이 없다. 당내 예비경선은 예비대선이고 경쟁력이 있는 대선후보를 뽑는 게임이다.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검증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후보간의 검증공방은 이를 100%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막연하게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지지율이 계속 고공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과 지지자들은 검증을 통해 대통령후보의 자질을 유리알 보듯이 볼 수 있기를 원한다. 그래야 안심하고 대선후보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혹여 본선에 나간 대통령후보가 검증고정에서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민주주의 경쟁시스템 자체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범여권의 예비 대선주자들에 대한 검증은 이제 시작이다. 자신을 검증된 후보라고 주장하건 아니건 국민과 지지자들 앞에 발가벗고 검증을 받는 것이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통과의례이다. 그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고 참 일꾼이 누구인지 확연해 질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범여권 대선후보 검증의 닻을 올리자.

김두관 / 전 행정자치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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