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책 토론회서 직격탄…靑 "곽 위원장 개인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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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양만수 기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26일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본격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를 주제로 열린 제3차 미래와 금융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곽 위원장은 "1주 1권리 행사는 주식회사의 기본 원리이자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교과서적 원칙"이라며 "지난해 신한금융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6.08%)이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은 불합리한 사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는 대기업들의 거대 관료주의를 견제하고 시장의 취약한 공적 기능을 북돋을 수 있는 촉진자가 필요한 상태"라며 "특히, 대기업,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는 공적 연기금이 보유한 주주권 행사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관치논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기금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과제"라고 덧붙였다.

곽 위원장은 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기존 아이템의 효율화와 재무구조 안정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쌓아 놓은 내부 유보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시키는데 있어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삼성전자를 예로 들며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예견됐지만 기존 핸드폰 시장에 안주해 아이폰 쇼크에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이 삼성생명(4월 현재 7.45%)에 이어 두 번째(5.00%)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지분(3.38%)보다도 많지만 기존 아이템에 안주하려는 삼성전자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해 왔는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했다"고도 했다.

또 POSCO, KT 등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도 방만한 사업 확장 등으로 주주가치가 침해되고 국민경제에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아직 노블리스 오블리주 구현을 위한 성실 납세, 동반 성장 등이 취약하고, 정부의 요구가 있어야 마지 못해 움직이는 현실이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의 공적 기능 회복을 위해서도 공적 연기금이 주어진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의 혁신이 없는 시장은 성장할 수 없으므로 누군가가 우리 경제 내부에서 혁신이 일어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내부역량 강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하며 관치논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편,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이런 방안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곽 위원장의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래기획위가 발표한 공적 연기금 관련 사항은 곽 위원장이 학자로서 개인 의견과 소신을 얘기한 것일 뿐 정부 측과 사전에 조율되거나 정책으로 검토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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