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분당을·강원 2곳 모두 승리...한나라 김해을만 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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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열리며 정치권의 관심을 받아온 4.27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미소를 지었고 한나라당과 국민참여당은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우선,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최대 관심사였던 경기 분당을에서는 41,570표(51.00%)를 얻은 손학규 후보가 39,382표(48.31%)에 그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지역인 경남 김해을에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44,501표(51.01%)를 얻어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42,728표, 48.98%)를 누르고 당선됐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난립했던 전남 순천에서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30,318표(36.24%)를 얻어 무소속 조순용 후보(18,172표, 21.72%)를 제치고 국회의원 뺏지를 달게 됐다.

전진 MBC 사장, 춘천고 선후배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293,509표(51.00%)를 얻어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267,538표, 46.56%)를 누르고 강원지사에 당선됐다.

각당의 후보 선출과 당선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2곳 모두에서 한나라당은 3곳 가운데 1곳, 민주노동당은 1곳에서 자당 후보의 승리를 맛본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크게 보면 야권의 승리, 한나라당의 참패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리며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분당을 지역과 이광재 전 지사의 낙마로 재차 선거를 치룬 강원지역에서의 승리를 거둔 민주당과 호남 지역에 최초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민주노동당이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반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지역인 김해을 지역에서 김태호 후보가 당선됐지만 핵심 지역으로 거론됐던 분당을과 강원지역에서 패배한 한나라당과 벼랑 끝 전술이라는 비난에도 불구, 자당 후보를 야권단일 후보로 배출해냈던 국민참여당은 상처를 입게 됐다.

◆ 선거 당락 가른 이유는?

한나라당의 강세지역인 분당을에서 손학규 후보가 승리한데는 30~40대층의 높은 투표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이들은 출근 전(9시 이전)과 퇴근 후(6시 이후)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오전 9시까지 분당을 지역의 투표율은 10.7%였으며 오후 6시 40.0%였던 투표율은 8시 투표 마감 시점까지 10% 가까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원지역의 경우 중앙일보가 지난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 가까이 엄기영 후보가 앞섰지만 이후 급격하게 최문순 후보가 추격을 해 결국 3.44% 포인트 차로 역전했다.

이는 선거 막판 발생한 엄기영 후보 측의 불법 콜센터 사건과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이 최문순 후보의 대역전극의 발판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에 유일한 당선을 안겨준 김태호 경남 김해을 당선자는 나홀로 선거를 진행하며 힘겨운 싸움을 해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에 뒤져왔지만 결국 ‘인물론’을 내세우는 뚝심으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의 첫 깃발을 꽂은 김선동 후보의 경우 야권후보 단일화의 위력이 발휘된 경우로 풀이된다.

◆ 잔칫집 분위기 민주...경악하는 한나라

민주당은 말 그대로 잔칫집 분위기다. 당초 높은 인지도(강원도)와 불리한 선거 지형(분당을)으로 인해 어려운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듯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나섰던 후보들이 모두 승전보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날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한껏 올렸던 민주당은 YTN의 출구조사에서 손학규 후보가 당선이 유력하다는 발표가 나오자 영등포 당사는 개표 시작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후 손학규 대표와 최문순 후보가 계속 선두를 유지하자 들뜬 분위기가 계속됐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당 후보들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국민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했다”며 “겸손한 마음으로 생활 정치와 민생에 전념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도 승리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된 직후 분당을 지역 출구조사 결과 강재섭 후보가 패배한 것으로 나오자 일부 지도부는 자리를 뜨기도 했다.

여의도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김무성 원내대표가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분당이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다른데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라면서 황급하게 자리를 뜨고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던 안상수 대표가 현장에 늦게 나타나는 것도 한나라당이 이번 패배에 대해 느끼는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척도였다.

당초 어려울 것이라고 분류됐던 경남 김해을에서 자당 소속 김태호 후보가 당선됐지만 “다른 곳을 다 이겨도 분당에서 지면 진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패배와 관련 “국민의 뜻을 더욱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하고 겸손히 받아들인다.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뛰라는 사랑의 매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을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뼈를 깎고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국민의 뜻에 부합한 한나라당으로 거듭날 것이고 나아가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보다 멀리 뛰기 위한 발돋움으로 삼아 내년 총선, 대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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