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선거대책본부의 무사 안일과 매너리즘의 한나라당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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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文海칼럼] 강원도의 민심은 또 한번 한나라당을 외면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초반부터 민주당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으며 그저 매너리즘에 빠진 한나라당 그자체였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잘못 선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처음부터 엄기영 후보는 최문순 후보에 안된다는 패배설이 나돌았다 .
여론조사나 인지도를 믿고 밀어붙인 한나라당도 문제지만 방송계 후배들로부터 잘못된 후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강원도 선거대책본부의 지휘책임자부터 선거운동원들까지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정말로 목불인견'이라는 지적이 하루가 멀다하고 흘러나왔지만 누구하나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사람들 자체가 이기겠다는 건지, 마지못해 치르는 선거인지 민심의 향배를 모르고 자가발전만 하다가 제풀에 지쳐서 자빠지는 선거운동을 한 것이다. 제사에는 관심없고 역시 젯밥에만 신경쓰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예를 들면 동해·삼척의 민심이 이반돼 엄기영 후보가 낙선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데도 엉뚱하게 민심을 흐트리는 입당식을 하는가하면, 일본의 쓰나미 사태로 예민해진 원전건설 문제도 시원하게 결론을 못내리고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한 것이 패배를 부른 원인의 하나이고, 엄기영 후보를 수행하고 당 대표를 수행하는 강원도당사무처 요원들의 한심한 작태 또한 선거를 패배로 몰고간 장본인들이라는 지적이다.

강원도 청년조직을 이끄는 위원장은 가는 곳마다 도민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했으며, 권위의식에 빠져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광경이 목격되는 등 어려운 선거에서 표를 깎아먹는 행동을 보여 민심이반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던 게 사실이다.

심지어는 당대표가 선거지원을 나서는데 유세 장소도 잘못 선택해 어디부터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동선도 제대로 못짜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서 '강원도는 힘들겠구나…'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다수였다는 지적이다.

처음 후보 경선에서 엄기영으로 낙점됐을 때부터 그동안의 행적을 두고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런대로 넘어갔고, 결국은 불법 선거운동 파문 등이 터지면서 당초의 여론조사를 뒤집고 강원도를 탈환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반면 민주당은 새벽부터 시장바닥은 물론이고 식당, 주점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느곳이든지 몰려가서 최후보에게 한표를 부탁한다는 애절한 사연을 늘어놓고, 심지어는 게릴라 전술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조직을 가동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는 졌지만 본 게임에서는 51%를 득표해 보기좋게 엄 후보를 물리 쳤다.

한나라당의 강원도 조직은 '물조직'이고 선거자금이 지원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조직이라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으며, 엄 후보가 사조직이 없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도민들의 지적이었다.

민주당원들은 그야말로 적과의 전투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헝그리 정신'으로 전투에 나섰지만, 한나라당원들은 역시 배에 기름기가 남아있어서 그냥은 절대로 안 움직인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려 왔던 게 사실이다.

최종원 민주당 강원도선거 대책본부장의 전투력과 상상을 초월한 선거운동이 주목 받고 있다. 한나라당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하고 온갖 욕을 다먹어가면서도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악귀처럼 뛴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하며, 한나라당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직 국가원수와 가족들에게 씻지못할 명예훼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당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고 불사른 것으로 강원도민들은 평가하고 있다.
굉장히 순박하고 우직한 성향의 강원도 사람들의 마음은 좀처럼 변하지는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음에도 지난 번 선거에도 그렇고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들의 민심이 단단히 틀어진 것 같다.

돌아선 강원도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간판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지않으면 한번 트러진 감자의 고집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로 중앙당의 지휘부가 쇄신된다면 강원도의 선거대책 책임자들도 당연히 중앙당의 수준에 맞는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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