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상품 '본스치킨', 구매 확정 후 일방적인 판매중단으로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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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김정석 기자] 소셜커머스 1등 업체인 '쿠팡'이 구매가 확정된 물품을 돌연 판매취소하는 일이 벌어져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쿠팡은 지난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야심찬 상품을 내놓았다. '본스치킨' 쿠폰을 8900원에 판매하면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상품은 웰빙 오븐구이 치킨 한 마리와 기본 소스 5종 가운데 2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구매자들은 전국 125개 지점 가운데 원하는 곳을 골라 쿠폰을 구입할 수 있었다.

'본스치킨'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100명 이상이 모일 경우 할인적용이 되는 조건이었는데 순식간에 100명을 넘었고, 거의 모든 지점이 빠른 시간 내에 매진 사례를 이뤘다.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1위에 '본스치킨'이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다른 반값쿠폰에 비해 낮은 할인율(정가 1만 4000원, 36% 할인가=8900원)이었지만, 네임밸류 있는 치킨 브랜드의 할인이라 '본스치킨'은 그야말로 대 히트를 쳤다.

쿠팡에서 마련한 '본스치킨' 쿠폰은 4월 29일부터 6월 28일까지 사용이 가능했다. 무려 두 달 동안 쓸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라 적잖은 사람들이 쿠폰을 복수로 구매했다. 과장을 조금 보태, 25일부터 27일까지 '본스치킨'을 사기 위한 쟁탈전이 쿠팡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다. 추석이나 설날 기차표 예매하듯이 새벽 시간을 기다려 '쿠폰 획득'에 열을 올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쿠팡의 '본스치킨' 쿠폰 열풍이 잠잠해질 무렵이었던 지난 4월 30일. 기자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본스치킨'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쿠팡이 거짓말을 했다. 본스치킨이 정기휴일이라고 한다. 사전 공지도 없었다."

기자에게 전화를 건 30대 직장인 최상철(가명) 씨는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이다. 4월 30일 토요일 저녁쯤 출출한 느낌에 '본스치킨' 쿠폰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핸드폰을 열어 문자메시지로 온 쿠폰을 확인한 뒤 석촌점에 전화를 걸었다. 한데, 석촌점은 정기휴일이라는 자동응답 메시지로 사용불가를 설명했다. 이상하다 싶어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최 씨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른 지점에 전화를 걸었다. 다른 지점에서는 상냥한 목소리로 "본스치킨입니다"라는 반가운 목소리로 최 씨를 맞았다. 최 씨는 "이게 어떻게 된 건가?"라고 혼잣말을 한 뒤 조용히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쉽지만 허기를 달래기 위해 다른 업체에 배달 주문을 했고, 결국 휴대전화 속의 할인쿠폰을 뒤로한 채 제 값을 다 내고 치킨을 구입했다.

그리고 3일 뒤. 최씨는 저녁 6시 조금 지나서 쿠팡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본스치킨'에 관한 것이었다. 쿠팡은 '본스치킨' 판매매장 가운데 7개 지점의 사용이 불가하게 되었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서울 암사본점, 서울 잠원점, 경기 시흥점, 인천 동춘점, 안산 중앙점, 성수2점, 석촌점이 쿠폰 사용 불가 지점이었다. 최 씨는 정기휴일 음성메시지를 믿었던 자신이 너무 순진했었다고 생각하면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리고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쿠팡은 안내문에 사과의 뜻과 함께 앞으로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라는 메시지를 구매자들에게 전달했다. 아울러 취소된 쿠폰에 대한 금액은 환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매자들이 투자한 시간과 쿠폰 사용불가로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최 씨는 "1등 업체인 쿠팡이 이러한데, 다른 소셜커머스들은 어떻게 믿겠나. 큰 돈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구매자들이 받은 스트레스와 시간적인 손해에 대한 보상도 이뤄져야 되는 것이 당연하다. 더이상 싼 가격을 미끼로 구매자들을 속이지 말았으면 한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그에 대한 부작용 사례도 늘고 있다. 빠른 발전속도 만큼 문제점도 여기저기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1등 업체인 '쿠팡' 역시 구매자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쿠팡의 거짓말'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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