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지하수를 관개에 사용했다면 음식재료에까지 침투했을 수도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한국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주한미군이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일대 칠곡 미군기지에 베트남전에 사용된 바 있는 고엽제를 붇었다는 진술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1978년 당시 중장비 기사로 복무했던 스티브 하우스 씨는 16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주 피닉스 소재 KPHO-TV와의 인터뷰에서 "1978년 어느날 도시 한 블록 규모의 땅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우스 씨는 "그냥 처리할 게 있다면서 도랑을 파라고 했다"며 "그러나 파묻은 것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우스 씨는 매장한 물체가 밝은 노란색이거나 밝은 오렌지색 글씨가 선명한 53갤런짜리 드럼통들이었으며, 일부 드럼통에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쓰여있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는 '에이전트 오렌지'로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사용했던 고엽체를 뜻한다.

당시 드럼통 운반을 담당했던 로버트 트라비스 씨는 창고에 250개의 드럼통이 있었으며 이 드럼통들을 일일이 손으로 옮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드럼통 운반 중 드럼통에서 새어나온 물질에 노출된 트라비스 씨는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등 건강상 문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KPHO-TV는 독성물질에 의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KPHO-TV는 애리조나주립대 피터 폭스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폭스 교수에 따르면 "오염된 지하수를 관개에 사용했다면 오염물질이 음식재료에 까지 침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엽제(defoliant)

인체에 해로운 다이옥신계열의 제초제다. 다이옥신은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월맹군과 베트콩 근거지 주변의 수 풀을 황폐화시키기 위해 대량 투입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고엽제 사용은, 유독가스나 이와 유사한 액체 등 물질을 전쟁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지난 1925년 체결된 제네바 의정서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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