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 무패행진 주역, 기대주에서 에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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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부산 아이파크 홈페이지 캡처.

[투데이코리아=심재희 기자] K-리그가 시즌 중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부산 아이파크의 돌풍이 거세다.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하위권에 처졌으나, 상승세로 접어들더니 최근 9승 3무(이하 컵대회 포함)의 무패행진과 함께 어느덧 6위까지 올라섰다.

부산의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수비의 안정화다. 시즌 초반 부산은 수비에서 큰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무너졌다. 제주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초반 5경기에서 무려 14실점을 내주면서 1무 4패의 성적에 그쳤다. 앞선 상황에서도 수비가 어이없이 무너지면서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사람이 국가대표 출신의 수비수 안익수 감독이었기에 더욱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어려운 초반기는 부산에게 힘이 됐다.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선수들을 과감하게 빼고, 네임밸류보다는 현재 실력이 가장 좋은 선수들로 진용을 꾸리면서 수비의 안정화를 꾀했다. 최근 9경기 연속 1실점 이하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수비가 탄탄해지면서 공수 밸런스가 부쩍 좋아진 부분이 상승세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수비가 안정화로 인해 공격까지 부쩍 힘이 붙었다. 공격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바로 '미친 왼발' 한상운이다. 최전방에 위치해 상대 수비진과 엉키면서 부산의 공격루트를 열어주고 있고, 고비 때마다 왼발 킥으로 공격의 마침표를 찍고 있다. 리그에서 5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순위 공동 4위에 올라 있고, 3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면서 도움 순위도 공동 4위에 랭크되어 있다. 공격포인트에서는 단독 4위다.

지난 주말 한상운은 존재감 넘치는 활약을 펼치면서 부산의 수원 징크스 탈출의 선봉장이 됐다. 전반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왼발 코너킥으로 이정호의 선취골을 도왔다. 이후에도 수원 수비진을 시종일관 괴롭히면서 부산의 공격을 주도했다. 원톱으로서 상대 센터백 마토와 힘겨루기를 펼치면서 다른 공격수들을 편하게 만들어줬고,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미친 왼발'로 수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날 경기에 염기훈이 결장하면서 K-리그 최고 왼발 스페셜리스트의 맞대결은 아쉽게도 성사되지 않았다. 염기훈이 왼발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데 반해, 한상운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 신구 맞대결이 기대를 모았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현재 한상운이 보여주고 있는 왼발 킥 능력은 '미친 왼발'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발목 힘이 워낙 좋아 킥의 강도와 휘는 각도가 모두 최상급이다. '미친 왼발'로 유명한 마틴 페트로프, 발라스 주작, 알렉산더 콜라로프와 비교해도 크게 모자라 보이지 않는다. 프리킥 상황에서 많은 스텝을 밟지 않고 빠른 타이밍에서 킥을 펼치는 모습은 한상운이 가진 숨은 무기이기도 하다.

한상운이 부산의 뉴-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는 왼발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까지 정성훈이 보여줬던 톱으로서 팀에 희생하는 움직임을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고, 왼쪽 측면과 중앙을 고루 오가면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가공할만한 왼발 킥 능력에 수준급의 드리블 실력과 몸싸움 능력을 발휘하면서 상대 수비진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부산은 한상운의 이런 모습을 바탕으로 한지호, 임상협 등이 보다 편안하게 공격에 집중하면서 짜임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부산이 현재 '토종군단'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수원전에서 부산은 후보명단까지 모두 국내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바스 반 덴 브링크는 적응 실패로 이적이 결정됐고, 이안 파이프와 펠리피, 그리고 따시오는 컨디션 난조로 명단에서 빠져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없는 상황에서도 토종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출중한 스타들은 없지만, 선수들 모두가 한 발 더 뛰면서 조직력을 극대화 하고 있다. 펠리피, 따시오, 김근철, 박희도 등이 가세한다면 더 막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나저나 수원이 문제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무 4패에 그치면서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주는 막강한 모습이 리그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수비 뒷공간이 열리는 약점이 계속 노출되고 있고, 공격은 다양함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침묵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선전도 좋지만 리그에서 더이상 처지면 후반기에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꼬리말> 최근 조광래 감독이 한상운을 눈 여겨 보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최근 페이스를 본다면 대표팀에 호출되어 테스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에서도 한상운의 '미친 왼발' 환하게 빛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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