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아나운서 영면…경찰 "우울증 인한 충동적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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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故 송지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발인식이 25일 진행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서울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시작된 발인식에는 SBS ESPN 임용수 캐스터 KBSN 스포츠 강준형 아나운서, MBC 스포츠플러스 김민아 아나운서, 이지윤 전 아나운서 등이 송 아나운서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어머니 배모씨는 화장장에 와서도 20여분간 차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억울한 내 딸. 모든 것이 억울하다"고 오열했다. 고인의 시신이 실린 운구차는 장례식장을 떠나 장지인 성남 영생사업소로 향했다. 고인은 화장된 뒤 제주 서귀포에 안치된다.

경찰은 송 아나운서가 우울증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키로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송 아나운서가 우울증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최근 미니홈피 등을 통해 사생활이 노출돼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과 루머가 확대되면서 고인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송 아나운서는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A4 용지 2장과 회사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위서 5장을 남겼다.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에는 "'엄마, 아빠, ○○, ○○ 이렇게 넷이 맞아. 그 아이 때문에 마음 아픈 일 더는 못하겠어'라고 적혀 있었다. 경위서에는 "가슴이 깨질 것 같은 우울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트위터 한자, 한자가 기자들의 먹잇감이 될 줄은 몰랐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문서 옆에는 휴대전화 비밀번호 4자리가 남겨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부검을 원하지 않아 검찰과 협의해 부검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수사 결과 어머니와 목격자 진술, 자택에서 발견된 메모지 등을 미뤄 자살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출신인 송 아나운서는 가톨릭대 의류학과를 졸업한 뒤 2008년 KBS N 스포츠에 입사, '아이러브 베이스 볼'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3월 MBC 스포츠플러스로 이직했고 김민아 아나운서와 '베이스볼 투나잇 야(夜)'를 격주로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자살 암시글 파문과 두산베어스 투수 임태훈과의 열애 진실공방, 이로 인한 방송프로그램 퇴출 위기에서 갈등해 오다 지난 23일 오후 1시45분께 자신이 거주하고 있던 서울 서초동 오피스텔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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