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패닉 상태…"미온적 대처는 말레이시아 전철 밣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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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송인석 기자] 30일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축구선수 정종관이 구속된 브로커 2명과 고등학교 축구부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31일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정 선수에 대해 지난 25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검거에 나섰으나 잠적해 체포하지 못했다"며 "정 선수는 브로커와 선수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창원지검은 정 선수가 지난달 열린 '러시앤캐시컵 2011대회'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하는데 깊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4월6일 열린 광주-부산전과 대전-포항의 경기에서는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대전시티즌 미더필더 박모씨와 광주FC 골키퍼 성모씨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했거나 직접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박씨와 성모씨에게 전달된 1억2000만원과 1억원이 정 선수로부터 건네진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관의 자살로 한국프로축구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달 초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골키퍼 윤기원이 숨진 채 발견된 이후 계속해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윤기원의 자살과 K리그 승부조작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그의 사망 역시 승부조작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K리그 승부조작은 지난 25일 프로축구 선수 출신 브로커 2명이 체포된 것을 기점으로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이 소환조사를 받고 대전시티즌과 광주FC 소속 선수 5명이 구속되는 등 더욱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그 동안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던 무명 선수뿐 아니라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국가대표 출신까지 승부조작은 K리그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많은 축구인들은 이번 K리그 승부조작 사태를 바라보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프로축구팀 한 관계자는 "과거 아시아 축구의 강호로 손꼽히던 말레이시아가 승부조작으로 인해 리그의 기반이 무너진 사례가 아직도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면서 "이번 일로 K리그 기반이 무너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7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았던 말레이시아 축구는 80년대 후반 승부조작으로 몰락했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미온적인 대처로 화를 키웠고, 팬들은 축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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