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 오른 부실한 軍 의료 美 월터리드 육군 병원을 본보기 삼아야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최전방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A(29)씨는 군 복무 중 충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결국 전역 후 임플란트를 했다. A씨는 "(내가 근무했던) 전방의 경우 특히 심했다. 군 병원으로 외진을 나가기 위해 2주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약품이 귀해 감기약조차 제때 처방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선임들 눈총 다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외진을 나가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결국 휴가때 짬짬이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임플란트까지 하게됐다"고 말했다.

비록 개인의 개별적 사례를 군 전체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지만 최근 중이염을 앓다 죽음으로 몰린 훈련병과 뇌수막염으로 40도 고열 상태에서 행군 후 끝내 숨진 훈련병의 사례는 곪을대로 곪은 우리 군의 의료 부실이 여전함을 암시한다.

# 군 병원 민영화나 위탁경영으로 삼성.아산병원 수준으로

최근 잇따른 군 장병의 사망에 정부와 국방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천우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3일 '제48회 국군모병용사 초청 행사'에서 "군의 모든 통합병원을 민영화하거나 위탁경영하는 식으로 군 병원을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수준으로 만들겠다"면서 "국방개혁 다음에 군 복지문제를 집중적으로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14일 "국군수도병원을 민영화(법인화)하거나 서울대병원이 위탁 경영하는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처럼 '톱5' 민간병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용역을 곧 발주할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현재 16개 국군 지구병원을 대상으로 민간인 진료 수요 등을 분석해 민영화와 위탁경영에 적합한 병원을 선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막강 미군의 힘 병원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의 전투력은 우리 병원에서 나온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인상적인 미국의 월터리드 육군 병원은 우리 군에 좋은 본보기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전날 찾아 유명세를 탄 바 있는 월터리드 육군병원은 각 분야의 일류 의사 800여명을 비롯 직원 3500명이 근무한다. 1일 평균 외래환자 수는 2500명, 1일 입원환자 수는 약 250명, 총 병상 수는 398개다. 20개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상센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센터, 재활센터는 세계 각국의 의사들이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찾는 명소다.

특히 재활시설은 세계적 수준이다. 월터리드는 보다 과학적 지원을 위해 대당 10억원이 넘는 컴퓨터그래픽재활환경(CAREN) 기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360도 가상환경 속에서 환자들은 다시 걷고 뛰는 것은 물론 요트와 모터사이클 등을 익힌다. 여기에 50여명의 정신과, 외상성 뇌손상 전문가,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보철 전문가 등이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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