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분쟁 조정자는 물론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이바지

반기.jpg


[투데이코리아=박대웅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이 22일 새벽 열린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확정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은 반 총장의 재선 안건을 상정하고 "사무총장의 연임 안건을 박수로 통과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는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192개 회원국 대표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화답하는 방식으로 반 총장의 5년 연임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반 총장은 아시아인으로 버마의 우 탄트(3대) 이후 45년만에 연임에 성공한 아시아인으로 역사에 남게됐다. 앞으로 5년, 전 지구적 문제에 발벗고 나설 반기문 총장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

# UN의 역할과 구성은?

유엔은 1920년 1차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설립됐으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국제기구다. 전체 192개국의 회원국이 있으며 남북한은 1991년 동시 가입했다. 유엔은 전쟁 방지와 평화 유지 이외에도 전 세계 경제·사회·문화 분야의 국제 협력과 환경 파괴 등 지구촌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 있다.

유엔의 핵심 기구인 안보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을 포함해 모두 15개국으로 이뤄져 있다. 상임이사국의 임기는 영구적이며 거부권을 갖는다. 반면 비상임이사국은 지역별 배분 원칙에 따라 선출되며 임기는 2년이고 거부권은 없다.
유엔은 국제노동기구(IL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등 18개의 전문기구를 갖고 있다. 보조기구로는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이다.

# 사무총장 선출 과정은?

유엔 사무총장의 선출은 유엔 헌장(제97조)이 정한 절차에 따라 안보리가 후보를 추천하고 총회가 이를 인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무총장 후보자가 안보리 추천을 받으려면 안보리 회원국의 3분의 2(9개국)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사무총장이 될 수 없다.

사무총장 추천을 위한 안보리 예비투표는 총 4차례 실시된다. 후보 인준은 반 총장 인준 때와 같이 별도의 투표없이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박수로 대신하는 게 관행이다. 사무총장 직은 대륙별 순환 규정은 없지만 통상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맡게 된다.

# 사무총장의 지위와 역할

유엔 헌장(제97조, 제100조)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유엔의 수석 행정관으로 어떤 국가나 기구의 지시 또는 영향을 받지 않는 국제공무원이다.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사무총장은 사무국을 포함해 4만 명에 이르는 산하 기구 직원의 인사권과 연 13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이 넘는 유엔 예산을 집행하는 권한을 가진다. 또한 총회와 안보리 등 유엔이 여는 회의에 사무국 대표로 참여하며 관련 문제에 대해 모든 유엔 기구와 협의한다. 외국 방문시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는다.

사무총장의 주요 권한은 국제 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과 중재다. 유엔 헌장(제99조)에 '사무총장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안보리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무총장은 분쟁 지역에 특사를 파견하거나 중재자로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사무총장은 강대국과 개발도상국, 약소국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는 조정자의 역할도 수행한다. 실제로 사무총장이 중재하는 문제는 강대국의 이익과 맞설 때가 많다.
이에 역대 사무총장은 강대국의 이익과 직접 연관이 없으며,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약한 나라 출신이 대다수였다. 반면 반 총장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은 물론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지역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2006년 취임 당시 주목을 받았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