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올 대선前 한미 FTA 비준 촉구, 10가지 이유 제시

한미 FTA 국회비준이 지연될 경우 차기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FTA 비준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11일 발간한 '한미 FTA 조기 비준이 필요한 10가지 이유' 보고서를 통해 '차기 정부의 경제운영 기초 확립', '미국시장에서의 차별적 대우 개선', '비준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감소', '경제활동의 예측가능성 제고', '향후 FTA 협상력 증대', '협상타결의 모멘텀 활용' 등 10가지 이유를 들어 올 대선전에 한미 FTA 조기비준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차기 정부의 경제운영 기초를 확고히 할 수 있다.
우선 대한상의는 “한미 FTA가 올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차기정부는 국정의 비전을 작성하고 경제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집권 초기 소중한 시간을 FTA 비준을 위해 국회와 정치적 협상을 벌여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우리 수출기업들이 미국시장에서 받는 차별적 대우를 조기 개선한다.
두 번째 이유로 “피해가 우려되는 일부 분야로 인해 비준이 지연되면, 수출기업들은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놓치게 되고 NAFTA를 체결하고 있는 멕시코, 캐나다 등과 불리한 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비준지연으로 인한 기회비용을 감소시킨다.
무엇보다 대한상의는 “비준이 지연되면 정부는 피해산업 지원책 마련, 재원조달 방안 모색, 관련 법․규정 제정 및 개정 등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면서 “이러한 비용은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 다른 정책의 결정과 집행 미비 등으로 국민 개개인에게 전가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보고서는 “한미 FTA 비준이 지연될수록 미국시장의 관세장벽 완화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 개방을 통한 소비자 후생 및 GDP 증대 효과 등의 실현이 지연된다”면서 “국책 연구기관의 한미 FTA 경제효과 분석결과를 기준으로 기회비용을 추정해본 결과, 1년 비준이 늦어질 경우 약 15조 2천억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국책연구기관의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분석('07. 4. 30)'에 따르면, 실질 GDP 10년 기준 약 80조원 증가 ․후생수준 10년기준 약 20조원 증가했고, 무역수지 연간 약 2조 2천억원(24.2억달러) 흑자 ․외국인직접투자(FDI) 연간 약 3조(32억달러) 증가했다.

◆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네 번째 이유로 비준지연에 따른 투자위축을 꼽았다. 기업의 미래 사업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져서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경우 FTA 발효 이후 미국으로부터의 FDI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증대 효과를 위해서도 조기 비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다른 주요국과의 FTA 협상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높인다.
다섯 번째로 “한미 FTA 협상타결이 對EU, 對캐나다 등의 FTA협상에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FTA가 조기 비준된다면 이들 국가와의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협상력은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와의 FTA에 소극적이었던 EU가 적극적인 태도로 바뀐 이유는 한미 FTA 협상이 본격화되면서부터이다. EU는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국의 제품, 서비스, 투자가 미국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향후 일본, 중국 등과의 FTA 논의과정에서도 한미 FTA 조기 비준은 우리에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조기 비준이 일본을 자극하여 협상중단의 이유였던 소극적인 농수산물 개방의 폭을 진전시킬 수 있고,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FTA 추진에 있어서도 유리한 입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협상 타결로 형성된 모멘텀을 활용할 수 있다.
여섯 번째로 조기비준을 통해 협상타결로 형성된 모멘텀을 활용할 것을 권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에 대한 국민여론은 협상 중에는 찬․반이 팽팽했으나 FTA 타결직후 찬성이 60%를 넘는 등 FTA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면서, “비준이 지연될수록 국민 중 일부가 다시 회의적이거나 중립적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고 이러한 여론의 선회는 비준을 추진하는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 우리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조기 비준이 바람직하다.
일곱 번째로,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조기비준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9월의 정기국회에서 국회의 비준 동의가 처리되지 못한다면 12월 대선을 지나 내년 4월 총선 이후의 새로운 국회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선과 총선이 다가 올수록 정치적으로 민감한 한미 FTA 비준과 같은 사안은 뒤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대선주자들이 대선 판도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FTA 비준 문제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고 확고한 찬성입장이 없는 상당수 국회의원들은 '내 임기 중에는 불가능'의 입장을 개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美의회의 원활한 비준동의를 촉구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덟 번째로, 미국 의회의 발걸음도 재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美의회는 TPA규정에 따라 찬․반 투표만 가능하다. 즉 자동차, 농산물 등 일부분이 美 정치권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어도 협상의 전체 이로운 것으로 판단되면 찬성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08년 11월의 대선과 총선을 앞둔 미국 공화당 행정부는 '08년 상반기까지 비준을 받아야 한미 FTA를 그들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올 12월 이전에 비준동의를 받는다면 美의회의 비준을 재촉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홉 번째로, 한미 FTA는 주한미군 철수, 전작권 환수, 대북 지원과 북핵 해법 등을 놓고 다소 입장차를 보여왔던 한미 관계를 복원시켜 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고리를 한층 튼튼히 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 실험, 핵보유 등에 따른 한반도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되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러한 경제적 실리는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미 FTA는 경제뿐만 아니라 경제외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고 “조기 비준을 통해 한미 FTA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는 동시에 충분한 보완대책과 경쟁력 제고방안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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