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를 거듭하며 부진의 늪에 빠진 기아타이거즈의 홈페이지 게시판이 12일 팬들과 갈등으로 인해 폐쇄한 지 6일 만에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팬들의 비난은 오히려 비등하고 있다.

기아 구단은 홈페이지 게시판이 팬들의 확인되지 않은 비방으로 공공성을 잃어버려 잠정적 폐쇄에 들어간다고 밝혔었으나 팬들은 지난 6일 수원구장에 걸린 '단장님 엥간이 말아먹으쇼' 라는 플랑카드와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팬들은 기아의 성적부진의 원인이 과거 해태시절의 승부근성을 상실했고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료애마저 상실해 그 책임이 정재공단장과 서정환 감독 두 사람에게도 일정부분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개방한 홈페이지에는 서정환 감독과 정재공단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박00 씨는 “지금의 서정환 감독은 정말 아닙니다. 프로야구 구단이라면. 프로다운 운영을 해야 하며, 프로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의 서정환 감독을 보며, 대체 아직까지도 버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 팬들도 눈에 보이는 어이없는 투수교체 타이밍,….”등을 지적하며 꼴지를 달리는 시점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아구단이 일방적으로 폐쇄한 호랑이사랑방은 유료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구단의 폐쇄조치에 대한 비난의 글도 상당 수 올라오고 있다. 팬들은 “유료로 가입한 커뮤니티를 폐쇄하다니요. 도대체 어느 나라 법도입니까”라고 따지며 “5공시대적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구단 측의 곤혹은 팬들이 인터넷에 만든 '안티 정재공·서정환 카페'와 전 감독인 '김성한 카페'의 활동에도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안티카페의 운영자 권 모 씨는 구단이 “이 카페를 호랑이사랑방에서 강퇴 당한 사람들이 만든 카페로 매도하고 있다”면서 “다수 전체 팬들의 원성과 분노를 일개 카페인들의 음모라고 몰아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그는 홈페이지에 실명과 전화번호까지 남기며 '정재공 단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암울했던 시기 우리들은 타이거즈를 통해 한을 토해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타이거즈가 고맙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런 팬들이기에 지금의 타이거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절대 다수의 팬들이 게시판을 통해 쏟아내는 비판이 단지 험악한 분위기와 협박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까”라며 홈페이지 폐쇄와 구단의 대응에 항의했다.

팬들은 기아구단에게 눈에 보이는 투지와 과거의 승부사 기질을 원하고 있다. 또 단장을 비롯한 구단관계자들이 과거 가난한 구단이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과 성적과 관련 쓴 소리를 듣는다 해도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투지를 주문하고 있다.

안티카페의 운영자 권 씨는 공개편지 말미에 “타이거즈가 좋아지는 날. 이런 카페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님(정 단장)과 우리의 목표는 같습니다. 강한 타이거즈” 라는 말로 구단에 대해 애정이 변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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