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한구 한나라당 대선공약개발단장

신성장동력 창출 등으로 선진국 프로그램 만들어야

이한구 의원

한나라당 이 한구 의원(대선공약 개발단장,사진)과 오찬을 겸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 집중할 수 없다는 약간의 부담감은 있었지만 '밥'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긴장을 풀고 자연스러운 평소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한 것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최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거의 두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평소 그가 국회 대정부 질문이나 방송 토론 등에 나와서 하던 예의 독선적(?)으로 비춰지거나 독설을 내뿜은 직설적 어법을 고스란히 구사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다소 부드럽게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풀어냈다.

가장자리가 헤어져 너덜너덜한 지갑을 부인이 약혼식 무렵 사준 것이라며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가지고 다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단장의 평소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행시출신으로 재경부(당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으로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교수 등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그는 내내 경제부문, 특히 세제 부문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한나라당의 정책브레인이다.

당 대선 공약 단장으로서 한나라당의 미래 정책은 '선진국 만드는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신성장 동력인 유비쿼터스를 활용해 대 국민서비스와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당히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자세한 내용은 전략노출 위험으로 쓰지 말 것을 부탁하는 예의 그 치밀함을 보였다. 그를 만나 재벌문제를 비롯 한나라당 박근혜 이명박 빅2후보의 세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들어 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나라당의 정책 방향은 무엇이고 미래 정책 그림은 어떤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가 계속 추구한 경제정책은 성장을 해서 일자리 많이 만들어내자는 기본 원칙에서 이루어졌다. 각종 제도운영도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해, 자유 많이 주고 공정경쟁을 통해 책임지게 하는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 경제정책 입장이다. 그리고 안보 중시하고, 특히 미국과 유럽과 어떻게 하면 마찰 없이 잘 지낼 것인가에 비중을 뒀다. 그것이 경제성장과 체제 안정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 한국 선진국 만드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그것은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신성장동력 창출하는 분야, 또 상생경제로 일자리 창출, 지방경제 살리기, 북한과 상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 뒤떨어진 분야의 경쟁력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 또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있는데, 그 미래를 대비해 보육? 과학기술? 고령화 사회? 환경 안정과 관련된 문제의 분야를 잡고 각각 분야에 5가지씩 과제 잡는다.

신성장동력 창출 문제는 특히 첨단 농업 문제가 중요하고 그 다음에 중소기업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문제 순 등이다. 이런 것 하려면 정부개혁과 재정 개혁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가 덜 된 교육 노동, 관련 분야를 개혁 해야 한다. 특히 이런 정책 구현을 위해 요사이 회자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시스템 구축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유비쿼터스를 어떻게 정책 접목 시킨다는 것인가?
▲우리 나라 골칫덩어리가 경쟁력 떨어지고, 국민의 눈은 올라가고., 이 두가지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그러러면 시스템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그것은 바로 기술이다. 빨리 효과 보려는 것이 바로 유비쿼터스 기술인 것 같다.

개발 시켜 준비만 되면 정부 행정 서비스 할 때 이 기술 쓰면 사람들이 정부 기관 오가지 않아도 아주 쉽게 민원 처리 된다. 장애인이고 노인이고 계층 불문하고 인펙트 줄 수 있다. 농업으로도 이것으로 할 게 많다.

이 전시장 종부세 지방세로 전환은 지방균형발전 저해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와 박근혜 전 대표의 열차페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비중을 두고 정책 개발하는 것은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고, 국가 운영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이다. 이것이 대형 프로젝트보다 더 중요하다.

-이명박 전 시장이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에 포함시킨다는 정책을 내놨다.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내가 아직까지 파악을 못해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용이 그렇다면 지방과 서울의 불균형을 가져올 것이다. 지방 재정은 중앙에서 거두는 것을 일정부분 떼서 지방에 넘겨줘야 한다. 그래야 지역균형 발전을 가져온다. 그리고 선행돼야할 것은 지방자치권, 행정자치권을 많이 넘겨줘야 한다. 예를 들어 경찰부분도 교통파트 정도는 넘겨줘야 하지 않겠나.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해 왔는데 그것과도 일맥상통한 내용이기도 하다.
▲지역 균형발전과 관련해 산업체가 지방으로 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지방 에 가는 기업체에 세제 혜택 줘서 지방에 사람들이 모이고 돈이 몰리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 기관 몇 개 옮긴다고 지방 발전 안 된다. 대신 수도권은 규제만 풀어주고, 재정 투입은 자제해야 한다. 하고 싶은 사업이 있으면 자신들이 민자유치 해서 하도록 산업 단지 개발권을 주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조세정책인 '줄푸세'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옛날부터 나도 줄푸세를 주장해 왔다. 그게 시장경제 원리의 표상이고, 우리는 또 민간부문과 정부 부문이 언밸런스였다. 그것을 가지고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서울시 공동재산세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 단장은 예전에 각 구 예산은 그 구에서만 쓰자고 발언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는가?
▲아직도 변함없다. 그 부분은 국회가 잘못했다.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신들의 주민을 위해 쓰도록 정해진 세금이다. 기본 콘셉이 틀린 것이다. 공동세는 따로 주민이 동의하는 세목을 만들어서 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 조세정책 '줄푸세'는 내가 주장해 오던 것

-최근 타결된 한나라당 FTA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협상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잘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그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어떻게 처리하고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 집중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실현되면 양극화 심화 될 수도 농업ㆍ의약ㆍ지방ㆍ중소기업이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도 그랬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 그에 대한 대책을 빨리 해 두지 않으면 효과의 시기가 어긋날 수 있다. 그에 대해 신경써야한다.

-기업출신이라 그런지 너무 기업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이 있다.
▲기업이 잘 돼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경제가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잘 되기 위한 방법을 가지고 고민해야 한다. 걸핏하면 기업 못살게 구는 방법을 하니까 일자리 줄어들고 복지 재원도 떨어지고 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하는 정도까지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선진국이 기업들에게 주는 혜택이 있다. 규제나 세금, 공정거래 단속, 환경 관련한 것 등 준조세 부분이 선진국 보다 많다면 문제다.

-선진국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담보가 돼 있다.
▲기업들이 투명성 문제와 관계해서는 선진국만큼 해야 한다. 투명성이 안 돼 있어 '기업 골탕 먹어라'는 안 된다.

기업 잘못된 것은 현재의 것을 처벌해야한다. 사회공헌기금으로 특별사면 바꾸는 것 문제

-대기업에 대해 국가에서 지원한 것도 많았지 않나?
▲기본적인 시각차이다. 당시 기업 도와준 것은 국제 경제에서 경쟁력을 갖게 도와준 것이다. 집안에서도 장남에게 '없는 살림에 공부 시킨다. 나중에 동생들 크면 공부시키라'고 하는 책임감은 준다. 그러나 '너의 노력은 인정 못하고 내 덕에 다 했으니 동생들 먹여 살려라' 하면 누가 열심히 하겠는가. 기업 입장에서는 여기 무슨 채무가 있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산업체 잘 꾸리고, 세금 잘 내고 있지 않나.

-기업이 세금을 잘 냈다고 백퍼센트 동의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삼성의 편법증여 등은 상당한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세금 안 낸 것은 안낸 부분만 가지고 말해야 한다. 지금 기준으로 봐서 옛날 것을 처벌하면 안 된다. 기업은 잘 하는 것도 있고, 잘 못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기업마다 다르다. 그것을 싸잡아서 말하면 안 된다. 특별 사면 같은 것은 못쓴다. 그런 것을 왜 문제 안 삼고 '사회 공헌 기금 내면 사면 해줄께' 이건 말도 안 된다.

재벌 총수, 일가족 행태 맘에 안 드는 것 많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를 없애려고 하면 안 된다. 사회에 필요하면 놔두어야 한다. 재벌이 존경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도덕성을 요구한다. '장똘뱅이' 밖에 안 되는 사람을 너는 '선비'처럼 행동하라고 하면 되겠는가.

-그렇다면 이명박 전 시장도 기업 출신 아닌가?
▲이명박은 장똘뱅이가 아니다. 월급쟁이 CEO다. 아무런 인적 관계도 없으면서 그 위치까지 올라갈 정도면 보통일 아니다. 재벌이면 다 도둑인줄 아는데 아니다. 기업의 검증시스템이 얼마나 철저한데 엄청나게 내부적으로 체크한다. 만일 흠이 있었다면 그냥 둘 리 없다. 정주영씨 아들들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다. 거의 아들 역할이었지 않나.

-연초에 한나라당 '빅2'에 대한 우려 했다. 지금 상황은 어떻게 판단하나.
▲아직은 우리가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나서, 그것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우리가 좀더 잘할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지금 하는 정도는 우리 체질이 괜찮다. 검증 아이템이 뭔지 성실하게 답변하고, 정책 검증 열심히 하면된다. 국민이 100% 만족하는 사람 뽑을 수 없다. 사람을 뽑는 것이지, 신을 뽑는게 아니다. 우리도 본선 과정 대비다. 이명박에게 대단한게 나온다는 것은 확신하고 얘기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아무것도 없지 않나.

정치는 모든 사람이 '베스트'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날카로운 질문과 한 편으로는 독선적인 이미지와 독설 등으로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한다. 차갑고 건조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화단가꾸기가 취미이다. 이율배반 같은데?
▲현재는 빌라 사는데 조그만 공간을 가꾼다. 특히 지금은 허물었지만 오래전 천안에 텃밭이 있었다. 옛날 대우 연구소 소장할 때 아이디어 안 떠오를 때면 그리로 내려가서 잡초 제거하고 나무가꾸다 보면 아이디어 떠올라서 자주갔다.

정신노동자가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육체노동을 하다보면 의외의 문제 해결책이 떠올를 때가 많다. 정치인 되면 하고 싶은 말 다 못한다. 그래서 자연 속으로 간다. 촌놈이라 자연을 보면 훨씬 빨리 안정이 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것 아닌가? 국회에서나 방송토론 등에서도 거침없는데?
▲나는 그나마 많이 하는 편이긴 하다(웃음). 그러나 연구소장 할 때는 하고 싶은 말 더 많이 했다. 심지어 대통령이(거침없는 지적 등으로 인해) 김우중씨에게 나를 자르라고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회장은 결코 안잘랐다., 그래서 김우중씨를 존경한다. 당시는 학자고 누구고 쓸데없는 소리하면 면전에서 잘랐다. 학자는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동네(국회) 오니까 학자들 보다 더 거지같은 소리 하는 사람 많지 않나. 그래서 울화병이 쌓인다.

나무가지 치다보면 스트레스 많이 풀린다. 그래서 가지가 좀 많이 날아갔다(웃음). 국회 오면 애로사항이라해서 단체 이익을 위해서 요구하는 것들 들으면 속이 끓을 때가 많다. 막무가내가 많다. 그것을 듣는것도 어렵다,. 그런데도 국회의원 오래산다는 통계 보면 이해가 잘 안간다.(웃음)

화초 가꾸다 보면 마음 안정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스트레스 날려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있고 행시출신으로 공직과 기업, 학계를 두루거쳐 국회까지 들어왔다. 가장 애착가는 일이 있는가?
▲한번도 내가 가겠다고 마음먹고 간(된) 것은 없다. 의사를 집에서 원했는데 답답할 것 같아 경영학을 했고. 대학 2학년때 공인회계사 땄다. 교수가 되고 싶었는데 당시 유학갈 돈이 없어 한국은행 가려다가 고시 공부하다가 행시로 들어갔고. 5공 전두환 정권 들어와서 뜻하지 않게 그만두라 그래서 그만뒀다.

당시 공직 그만두면 2년간 취직이 금지됐다. 그러다 고민하고 있던 중 청와대 있을 때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KDI에 와 있었다. 그 교수와 친분이 있었는데 그가 초청장을 보내줘서 시험 하나도 안치고 장학금받고 하버드대를 갔다. 처음 어려우니까 한 두 과목만 하라고 했는데 할일 없어서 4과목 다 했다. 그러다 생활이 너무 어려워 학교를 옮기게 됐다. 캔사스대에 학비와 생활비에 월급까지 받고 간 것이다. 그러다 외대 가기로 돼 있었는데 김우중 회장이 오라 그래서 돈도 없고 해서 들어가게 됐다.

한나라당도 이회창씨가 하도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가게 됐다. 동생인 이회성씨와 동기동창이다 서울대. 감사원장 할 때부터 경제공부 한다고 해서 어드바이스해 드렸다. 97년에 도와 드리다. 이후 한참 97,8년 되니 다시 하겠다고 했서 오라고 해서 오게된 것이다

재무부 시절 국회 나와 보면 정치인들 참 한심한 사람 많이 봤다. 정치 쪽은 생각도 않고 제일 나쁜 놈만 있는 곳으로 생각했다(웃음). 재미있는 것은 이쪽으로 와서 처음에는 비례대표 했는데 비례대표는 전문성을 가진 것 아닌가. 그 때는 전문성 부분에서는 손실이 없었다. 지역을 맡으니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그래도 지역구를 잘 챙겨야한다.

이은영 기자 young@todaykorea.co.kr

김민자 기자 kmj@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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