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미지 쇄신, 서민 정당 위해 뛰어야

제주도 감귤농가의 아들, 학력고사 수석, 사법고시 수석, 서브쓰리를 꿈꾸는 사나이, 그리고 한나라당의 이단아까지…… 모두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원희룡 의원에게 붙는 수식어이다. 그런 그가 이번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너무 이르다', 'BIG2(이명박, 박근혜)에 비해 기반이 부족한 것 아니냐' 등의 걱정스런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남들과는 다른 무엇으로 승부하려 한다. 도로위에서 그랬듯이, 정치 세계에서도 자신만의 서브쓰리를 꿈꾸는 그를 투데이코리아가 만나보았다.



- 이번 경선에 출마하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

▲지금껏 한나라당의 개혁파로서 활동해왔다. 그동안 부자 정당, 보수 정당 등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한나라당이 경선을 맞이해 개혁적, 서민적인 모습으로 당원들과 국민들 앞에 부각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출마했다. 한나라당이 진정한 변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다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교체도, 올바른 국정 운영도 가능하다.

- BIG2에 비해 아직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경륜 있는 정치인이 만들어지려면 세월도, 역사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세월을 거친 다른 후보들에 비해 관심 내지는 지지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젊기 때문에 상대적인 강점도, 비전도 있다. 나는 깨끗하고, 참신하고, 개혁적인 모습으로 변화를 주도하려 한다. 한편 도전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이, 경력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 그렇다면 원 후보가 갖고 있는 강점은?

▲유신시대, 경제성장 시대를 살아온 앞선 세대와는 달리 나는 민주화, 정보화의 세례를 받고 자란 세대의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에 대한 가치를 체득했고, 정보화 시대에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를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항상 느끼고 있다. 또한 교육,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에서 직접적인 변화를 꾀할 줄 알아야 진취적 발전의 주자가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과거 세대를 살았던 주자들과는 근본적으로 차별화할 것이다.

- BIG2에 대한 검증 공방이 거세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검증은 철저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들에게 자기 결점을 속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증 과정에서 불법이 있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당내 후보 간의 일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검증 과정은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승자를 중심으로 다시 단합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검증이란 이유로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만을 주고 있다. 화해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갈등을 양산해서는 안 된다. 책임 있는 당사자들끼리 처벌할 것은 처벌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해야 하겠지만, 종국에는 다시 화합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

- 내일 당 검증위 검증 청문회가 있다. 어떤 결과를 예상하는가?

▲검증위원회가 수사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적인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당사자들끼리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서로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완벽한 검증을 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양측에 섣불리 면죄부를 주는 면피성 청문회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한나라당의 좋지 않은 이미지와 한나라당의 미래에 대한 시각은?

▲한나라당은 기득권 정당, 웰빙 정당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이 가졌다고 할 수 있는 특권계층이 정치권력까지 차지하려한다는 이미지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에는 서민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국민과 가까워질 수가 없다. 자본주의를 추진하면서 따뜻하고,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빌게이츠와 같이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할 수 있는 모습의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무주택 서민들, 하청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형편이 어려운 자영업자, 어려운 계층들을 생각하고, 그런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인물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 정책적 공약보다는 사회적 운동에 더 앞장서는 듯 하다. 이유는?

▲정책은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산층 보호를 위해 4000만원 이하의 과표의 근로소득자들에 대해서는 월급에서 원천 징수하는 세금을 돌려주는 정책을 제시했다. 이의 재원 마련을 위해 부동산 과다 보유자, 다주택자들로부터 종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학벌사회 완화를 위해 국공립대를 일원화해 같은 졸업장을 주고, 세계적인 대학원 경쟁으로 나가고자 한다. 사회 캠페인에 계속 참여하는 이유는 스스로 솔선수범하고, 국민들의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정책과 사회적 운동, 캠페인 등이 균형을 이루어야 구체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작은 희망을 위해 1가구 1주택, 타임캡슐 운동 등 지속적으로 사회적 운동에 동참할 것이다.

- 지역구로 있는 양천구가 공천 문제로 한동안 혼란을 겪었고, 결국 재보궐 선거를 치렀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느끼는 책임은?

▲작년 5.31 지방 선거 때 한나라당 출신의 현역 구청장이 기업인에게 돈을 받은 일이 있다. 나와 무척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공천 과정에서 과감히 배제했다. 다시 당에서 공천을 했지만 학력이 높지 않고, 검정고시를 대리로 치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검증 과정에서 철저히 파악하지 못하고, 걸러내지 못했던 것에 대해 당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 어려웠던 점은 (앞에서 말한) 당에서 배제했던 그 사람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주민들에게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 금품 비리, 학력 이런 갖가지 문제를 다 감싸주면서 공천해 주는 현재의 시스템에 혁신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 만일 이번 대선에 실패한다면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지금까지도 정치 활동을 계속 해 왔지만 10년 뒤 후배 세대들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기억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국익을 키우는 과학기술, 성장동력 신장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미래설계가 어둡다. 이를 위해 교육, 부동산 불로소득 등 민생과 직결된 삶의 문제를 체계적이고, 본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개발할 것이다. 또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 구체적, 실질적 정책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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