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이정섭 교수가 말하는 여름철 척추 관리법

크기변환_이정섭.JPG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여름철 휴가 시즌.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아무래도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혹사를 당하는 우리 몸은 방치하면 큰 낭패를 보게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부위가 허리와 목을 이어주는 척추다. 이정섭교수(부산대학병원 정형외과/사진)에게 올바른 피서철 척추관리법을 들어 본다.

[투데이코리아=이채 선임기자]척추는 머리와 몸통의 중력 방향으로 가해지는 하중을 흡수하고 분산시켜 허리뼈에 집중되는 압력을 덜어주면서, 우리 몸의 균형을 잡고 외부 충격에 견디는 기둥 역할을 한다. 목뼈, 등뼈, 허리뼈, 꼬리뼈로 이어지는 S자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가 지속되거나 충격으로 인해 높아진 압력을 이기지 못할 경우에는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주위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들의 경우 오랫동안 잘못된 자세가 지속된면 척추가 굽어지는 측만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비좁은 공간에 움직임 없이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기차나 버스, 비행기 여행 등은 특히 노화로 약해진 노년층의 허리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오래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갑작스럽게 허리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앉는 자세 자체가 서 있는 것보다 1.5배 이상 척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정섭교수는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일어나기 전에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등을 의자에 바짝 대고 뒤로 젖힌 채 3~5초 정도 정지했다가 일어나는 것이 좋다. 앉아 있는 동안 등과 허리 근육이 경직되는데 이 동작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 허리 통증을 방지할 수 있다" 고 말한다.

오랜 시간 이동할 때는 매 시간마다 10분씩 통로를 걸으며 전신의 긴장을 풀어주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허리를 흔들어 준다. 앉아 있을 때에는 수시로 다리를 주물러 주고 무릎 아래 가방 같은 짐을 받쳐 무릎을 엉덩이보다 높게 올리면 요통 방지에 효과가 있다.

피서지에서 여성들의 패션도 화려해진다. 평소 시도를 망설이던 과감한 패션도 휴가지에서는 시도할 용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위한 여름철 패션 아이템들이 척추관절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목 뒤로 끈을 묶는 홀터넥 스타일은 맵시와 과감함으로 인해 휴가지에서 많이 사랑 받는 패션 아이템이다. 하지만 목에 이런 스타일의 옷을 걸치면 이를 지탱하기 위해 목뼈에 힘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몸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무게로 인해 목뼈와 머리는 자연히 앞쪽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목뼈의 건강한 형태인 C자 곡선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일자목’ 현상과 함께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홀터넥은 장시간 착용하기 보다는 기분을 낼 때 잠깐 입는 것이 좋다.

원색 컬러의 큼직한 액세서리는 여름 패션의 정점이다. 이런 액세서리들은 잠시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반나절 혹은 하루 종일 몸에 걸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이정섭교수는 “액세서리를 무겁게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4~5kg의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뼈는 작은 무게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팔찌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액세서리들의 장시간, 그리고 잦은 착용은 척추관절을 약하게 만들고 여러 가지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골프여행을 떠나는 골퍼들의 다수는 몸을 풀지 않고 라운딩을 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다. 정신적으로 들떠 있어 척추관절에 무리가 가는 큰 스윙을 반복하는 것도 골프 여행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부상의 원인이 된다.

여름 휴가철 뜨거운 태양과 무더위 속에서 골프를 칠 때 적절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은 여러 가지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

이정섭 교수는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해주는 디스크는 원활한 수분공급을 받아야만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라운딩 중에는 탈수를 일으키는 카페인이 함유된 차나 커피, 알코올보다는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편이 탈수 예방과 각종 부상 예방의 지름길이다”고 말한다.

골퍼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턱관절 장애의 경우 대부분 스트레스가 원인. 골퍼들은 볼을 때리기 전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상체에 힘이 들어가고, 자신도 모르게 입을 꽉 다물게 되기 때문에 목, 어깨, 턱의 근육이 굳어져 턱관절 장애는 물론 경추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이정섭 교슈는 "일상을 떠나 휴가지에 왔다면 골프를 하더라도 과한 승부욕을 부리기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임한다는 것이 척추 건강에 도움이된다"고 밝혔다.

여름은 해외여행의 성수기. 피로를 풀기 위해 마사지 여행을 즐기기 부담 없는 동남아로 관광을 떠나는 중년들이 많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에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어 동남아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마사지가 척추에 더 큰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마사지는 인체의 운동 범위 내에서 신체조직을 부드럽게 눌러주고 당겨줘 근육과 기혈의 흐름을 풀어줄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비전문가에게 자신의 몸 상태와 맞지 않는 마사지를 받는다면 요통 및 근육, 인대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이정섭교수는 “평소 요통이 있거나 일자 허리인 경우 체중을 이용해 허리를 누르거나 잡아당기는 자세, 천정에 설치된 봉을 잡고 발로 허리를 밟는 자세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한국기자아카데미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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